전북 전주시 풍남문에 마련된 세월호 추모 분향소의 2019년 모습 / 뉴스1
[인사이트] 유진선 기자 = 전북 전주시가 풍남문 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분향소와 관련 "기약 없이 운영하는 것은 시민의 불만과 적대감을 유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3일 전주시는 풍남문 광장의 세월호 분향소에 대한 강제철거를 위한 행정대집행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주시는 "8년 동안 세월호 희생자의 명복을 빌고 희생자 유가족과 슬픔을 함께 한다는 의미로 풍남문 광장 세월호 분향소 무단 점거에 대해 용인했으나 광장을 이용하는 시민과 주변 상가로부터 지속적으로 불편 민원과 분향소 철거 민원이 제기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사고와 연관이 있는 진도, 안산, 제주와 서울에는 건물 내부에 기억관을 운영하고 있지만 전주와 같은 천막 형태의 세월호 분향소는 전국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면서 "소수의 세월호 분향소 운영자와 시민단체가 분향소 천막을 기약 없이 유지하겠다는 것은 공익을 추구하는 광장의 성격을 심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전주시는 "그동안 분향소에서 사용한 전등과 냉난방 등 전주시가 공익 목적으로 설치한 전기를 무상으로 8년간 사용하고 있어 더 이상 용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부득이하게 강제 철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주시의 분향소 강제 철거 방침에 전북 지역 시민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3일 전북민중연대 등 단체들은 전주시청 노송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분향소 강제 철거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은 정권까지 바꾸게 했던 요구였고 지금도 해결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며 "유가족들이 아직도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세월호 분향소를 공익을 심하게 해치는 행정대집행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는 전주시의 태도에 분노를 느낀다"고 했다.
전주시 풍남문 광장에 있는 세월호 분향소 / 뉴스1
단체 측은 "물론 8년이란 세월은 긴 시간이다. 생각이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 8년 간 풍남문 광장에서 세월호 분향소가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살아있는 우리에게는 세월호 희생자들의 죽음을 헛되지 않도록 해야 할 책무가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월호 분향소는 지난 2014년 8월 전주 풍남문 광장에 설치됐다.
분향소는 한 차례 자진철거를 제외하고는 활동가들이 돌아가며 지키고 있다. 전주시 측은 지난 7월 7일 1차 계고를 시작으로 7월에만 총 3차례의 계고장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