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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접공으로 일하다 사고로 '얼굴 화상' 입은 아빠가 결혼식 '혼주석'에 안 앉겠답니다"

결혼식을 앞두고 있는 여성이 아버지가 얼굴에 남은 흉터 때문에 혼주석에 앉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려 고민이라고 전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하나뿐인 딸이 결혼식을 올린다. 딸이 4살 때 아내를 잃고 홀로 키운 아빠는 감격에 벅찼지만 혼주석에는 앉지 않는다고 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빠가 혼주석 앉기를 거부하세요'라는 제목으로 결혼을 앞둔 31살 여성 A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내년 봄 결혼식을 올리는 A씨는 어릴 적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 손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홀로 딸을 키우기 위해 용접공으로 쉼 없이 일했다. 어린 마음에 아버지의 까만 피부와 투박한 손이 부끄러운 적도 있었다. 학교 행사에 아빠 대신 고모를 부른 적도 있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런 아빠가 몇 년 전 회사에서 사고를 당해 크게 다쳤다. 사고 소식을 듣자마자 병원으로 달려간 A씨는 얼굴에 붕대를 칭칭 감은 아빠의 모습을 봤다. 

 

생명엔 지장이 없었지만 얼굴에 큰 화상을 입었다. 화상 범위와 정도가 심해서 피부이식 수술을 했고, 지금은 얼굴 반쪽 가량에 흉터가 남아 있다. 


A씨는 "지금도 아빠 얼굴을 볼 때마다 안쓰럽고 미안하고 눈물이 난다"고 전했다. 


그런 아빠가 A씨 결혼식에서 혼주석에 앉기를 거부했다. 얼굴에 남은 흉터가 혹여 귀한 딸의 결혼식에 민폐가 될 것 같다는 판단에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혼주석에 대신 세울 사람과 관련 비용을 알아보기도 했다. 


A씨는 울면서 "아빠 왜 그러냐고 내가 괜찮다는데, 아빠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내가 아는데 난 그렇게 못한다. 무조건 혼주석에 아빠가 앉아야 한다"고 설득했다.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까지 합세해 아빠를 설득했지만 아빠는 여전히 고집을 부리는 중이다. 


A씨는 과거 아빠를 부끄러워했던 자신 탓인 것 같아, 아버지 마음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는 "아빠 마음 모르는 건 아닌데, 마음을 바꿔줬으면 좋겠다"며 "아빠가 자랑스럽다. 절대 부끄럽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입을 굳게 다물고 있는 아빠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고 조언을 구했다. 


누리꾼들은 "아버지 마음도 이해가 가고 딸 마음도 이해가 간다", "글 읽다가 눈물이 흘렀다", "따님과 사위, 그리고 아버님 모두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라며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한 누리꾼은 "일생에 한 번인 딸 결혼식을 직접 못 보신다면 딸도, 아버지도 평생 후회로 남을 것"이라며 "아직 시간이 있으니 진심을 다해 설득하는 게 옳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