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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년 경찰 역사상 첫 '총경 집단행동'..."경찰국 설치는 역사적 퇴행"

경찰국 신설 반대해 전국 경찰서장 회의가 열린 가운데 이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은 대기발령 조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인사이트뉴스1


[인사이트] 임우섭 기자 =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기 위해 한국 경찰 역사상 처음으로 전국 경찰서장 회의가 열렸다. 


이 가운데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총경)은 경찰청으로부터 대기발령 조치를 받게 됐다.


지난 23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는 전국 총경 190여명이 온 오프라인으로 참석한 전국 경찰서장 회의가 열렸다. 


이날 총경들은 4시간 동안의 논의를 마친 후 입장문을 통해 "많은 총경이 행안부 장관의 경찰청장에 대한 지휘 규칙이 법치주의를 훼손한다는 점에 공감하고 우려를 표했다"고 밝혔다.


인사이트뉴스1


이어 "참석자들이 기본적으로 민주주의 근간인 견제와 균형에 입각한 민주적 통제에는 동의하지만 경찰국 설치와 지휘 규칙 제정 방식의 행정통제는 역사적 퇴행으로 부적절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며 "국민 안전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사안에 국민, 전문가, 현장 경찰관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미흡했다는 점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서 총경들은 향후 경찰이 국민의 통제를 받는 경찰로 개혁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오늘 논의된 내용은 적정한 절차를 통해 윤희근 경찰청장 직무대행(후보자)이나 이상민 행안부 장관에게 전달하겠다"며 "앞으로 경찰의 중립성, 책임성, 독립성 확보를 위해 경찰청 지휘부와 현장 경찰관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노력할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기회에 경찰이 오직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직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국민의 통제를 받을 수 있는 근본적인 제도적 개혁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사이트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 / 뉴스1


특히 이번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은 회의가 끝난 후 "아주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경찰국 신설에 찬성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밝혔다.


또 "(경찰국 신설 강행 시) 우리가 할 수 있는 법 제도적 노력을 계속하기로 했다. 2차, 3차 회의도 할 수 있다"며 "국가경찰위원회를 실질화해서 격을 높이고 정치적 중립을 더 강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총경들의 회의 및 집단행동은 경찰청 지휘부로부터 해산 지시를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경찰청 지휘부는 "국민적 우려를 고려해 모임 자제를 촉구하고 해산을 지시했음에도 강행한 점에 대해 엄중한 상황으로 인식한다"며 "복무규정 위반 여부 등을 검토한 후 참석자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경찰청 지휘부는 이번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총경)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경찰청은 류 서장에 대해 울산경찰청 공공안전부 경무기획정보화장비과 대기 근무를 명하고 황덕구 울산경찰청 청문감사인권담당관을 울산중부경찰서장에 보임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회의를 주도적으로 계획하거나 참석한 다른 총경들에 대한 조사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