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값으로 '1인당 20만원씩' 강제로 걷어 매일 해장국만 시켜주는 회사
점심값으로 1인당 20만원을 걷고 메뉴 선정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회사 점심 시스템에 불만이라는 직장인의 사연글이 재조명됐다.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직장인 A씨는 여성 직원 2명에 남성 직원 8명으로 구성된 작은 회사에서 일하며 월급은 약 170만 원가량을 받는다.
이 회사는 매달 직원들로부터 '점심값'으로 10만 원씩 갹출한 후 매일 똑같은 메뉴를 주문해 먹는 점심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다.
다만 메뉴 선정은 늘 상사들이 하기에 점심 메뉴는 그들의 취향에 맞춘 해장국이나 뼈찜 등이 주를 이루었다.
A씨는 점심값으로 10만 원씩 갹출하는 것도 모자라 메뉴 선정조차 마음대로 하지 못해 불만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는 직원들에게 밥값이 부족하다며 20만 원씩 상향된 금액을 갹출한다고 공지했다.
넉넉지 않은 월급에서 10만 원을 갹출했던 것도 부담이었던 A씨는 혼자 따로 밥을 먹으면 회사에서 찍힐지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자기 회사의 점심 시스템이 "너무 심한 것 아니냐"며 푸념했다.
지난 2018년 한 온라인 카페를 통해 소개됐던 해당 사연이 최근 점심값이 상승한 상황에서 여러 온라인커뮤니티에 재조명되며 누리꾼들의 관심을 샀다.
누리꾼들은 "원하는 메뉴 먹지도 못하면서 20만 원씩 빼가는 건 도둑놈 심보 아니냐", "원하는 메뉴 먹고 싶으면 자기들(상사들) 돈으로 사 먹지 왜 공동자금으로 먹냐", "월급 꼴랑 170만원 주고 식대를 따로 챙겨주지는 못할망정 20만원을 빼먹냐", "회사 경영진 심보가 정말 못됐다" 등 회사를 강하게 질타했다.
나아가 "박봉인 것도 문제지만 돈을 저렇게 가져가면서 점심 메뉴 하나 마음대로 정하게 못 하는 건 확실히 문제가 있다", "지금이라도 다른 곳 알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월급도 박봉인데 왜 고민하는지 모르겠다"는 등 퇴사를 권유하기도 했다.
한편,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여파와 때이른 폭염 등이 겹치며 물가가 무섭게 치솟았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소비자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6.0% 상승했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물가,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식당이 밥값을 줄인상하면서 직장인들도 부쩍 오른 점심값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에 도시락을 직접 싸오거나 간편식으로 대체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는 사연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이와 관련해 기업에서 식대 일부를 인상하거나 정치권에서도 서민들의 밥값 부담을 해소하고자 '밥값 지원법', '밥값 세제공제' 방안 등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