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금)

라이엇게임즈가 10년 동안 '문화재 지킴이'로 활동하면서 환수한 문화재 5점

인사이트라이엇게임즈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갓겜'이라 불리며 수많은 유저들로부터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리그 오브레전드와 이를 제작한 라이엇 게임즈.


라이엇게임즈 진행해 온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 사업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했다. 


라이엇게임즈가 지금껏 기부한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 지원금은 68억 7000억으로 문화재청과의 민관협력 사례 중 최고 금액에 해당한다. 


이러한 지속적인 지원으로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뛰어난 5점의 우리 문화재가 제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 라이엇게임즈의 지원으로 환수한 문화재 5점을 소개한다. 


1. 석가삼존도


인사이트석가삼존도 / 뉴스1


2014년 라이엇게임즈에서 처음으로 환수한 국외 소재 문화재다. 라이엇게임즈는 당시 이벤트로 진행 중이던 '신바람 탈 샤코' 스킨 판매금 전액 및 자사의 기부금 6억과 함께 석가삼존도를 한국에 무상기증했다.


석가삼존도는 1700년대 초 경상도 지역 사찰에서 만들어진 불화로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으로 유출됐다가 1944년 미국 버지니아주 허미티지 박물관에 팔렸던 작품이다.


조선 불화 전문가인 국립중앙박물관 김승희 교육과장은 "불화에서 아난과 가섭은 늘 석가모니 뒤에 그려졌다"며 "지금까지 남아 있는 고려·조선의 불화 중 이 작품과 같이 두 존자를 정면에 배치해 대화하는 형태로 묘사한 경우는 없었다"고 했다.


2.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


인사이트효명세자빈 책봉 죽책 / 뉴스1


2017년 라이엇게임즈는 경매 사이트를 검색하던 중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을 발견한다. 


이어 프랑스인 소장자와 협의해 약 2억 5900만원을 주고 사들인 뒤 한국 국회소장문화재재단을 통해 국립고궁박물관에 무상 기증했다.


조선시대 역사학자인 이태진 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은 "지금까지 소실된 것으로 여겨지던 외규장각 소장 죽책의 귀환은 매우 반갑고 놀라운 사건"이라고 평했다.


죽책은 당시 우의정이던 남공철이 지었고, 글씨는 서사관 이만수가 썼다. 전형적인 조선 왕실의 죽책 형식을 엿볼 수 있는 공예품으로 뛰어난 예술성을 지닌 왕실 의례의 상징물이다.


3. 백자이동궁명사각호


인사이트백자이동궁명사각호 / 사진=인사이트


지난 2019년 뉴욕 경매에 나왔던 백자이동궁명사각호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국외 경매현황을 점검하던 중 발견해 라이엇 게임즈의 기부금으로 사들였다. 매입가는 공개되지 않았다.


백자이동궁명사각호는 조선 19세기 분원 관요에서 제작된 사각호로 '이동궁(履洞宮)'이란 명문이 있다. 이동은 서울의 지명으로 숙선옹주의 궁가에서 사용된 기물로 추정된다.


1804년 조성된 이동궁에서 사용된 것으로 당시 조선 왕실에서 사용하던 최고의 백자 항아리의 형태를 구체적으로 보여줘 중요한 의미를 갖는 유물로 평가된다.


4. 중화궁인


인사이트중화궁인 / 사진=인사이트


중화궁인 또한 뉴욕 경매에서 백자이동궁명사각호와 함께 라이엇게임즈의 기부금으로 사들인 문화재 중 하나다. 


중화궁인은 조선시대 왕실 관련 인장으로 국내에 소장 사례가 많지 않아 역사적 가치가 높은 유물로 평가된다. 도장의 손잡이는 동물의 형태로 조각돼 있으며 전서와 해서가 혼용된 서체로 조각돼 있다. 


중화궁은 '승정원일기'와 '일성록', '비변사등록' 등에 언급돼 있어 연구와 조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5. 척암선생문집 책판


인사이트척암선생문집 책판 / 사진=인사이트


척암선생문집책판은 1895년 명성황후 시해 직후 경북 안동 지역에서 의병장으로 활약한 척암 김도화 선생의 문집으로 그해 3월 독일 경매장에 등장했다.


지난 2015년 척암선생 문집 19장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한국의 유교 책판'으로 등재됐는데 환수된 것은 '태극도설'을 설명한 권9 23~24장에 해당한다. 


안동에서 태어난 김도화 선생 의병을 조직하고, 상주에 주둔한 일본군 병참기지를 공격했다. 이 공로로 1990년 대한민국 건국훈장 애국장에 추서됐다. 


척암 문집은 김도화 선생이 세상을 떠난 후 편찬된 것으로 그의 손자와 문인들이 1917년 영천에서 목판으로 만들어 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