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실종된 지 한 달 만에 전남 완도 송곡항 인근 바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조유나 양의 부모가 우울증을 앓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5일 광주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유나 양(10) 아버지 조모 씨(36)와 어머니 이모 씨(35)는 지난 2020년부터 최근까지 광주 한 의료기관에서 우울증으로 진료를 받아왔다.
경찰 관계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유나양 부모의 이같은 진료 사실을 전달받았다"며 "수사가 진행 중인데다 사생활 영역이라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어머니 이 씨가 지난 4월, 5월 각 1차례씩 광주 한 의료기관에서 수면제를 처방받은 것과 관련해서는 해당 처방 외에 추가 수면제 구매 명세는 없다고 경찰은 전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앞서 광주의 한 초등학교 5학년생인 조 양과 그의 부모는 지난 5월 19일부터 6월 15일까지 '제주도 한 달 살기 체험'을 하겠다며 학교에 교외 체험학습을 신청했다.
체험학습 기간이 끝났음에도 조 양이 학교에 등교하지 않자 학교 측은 지난달 22일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경찰 조사 결과 조 양 가족은 지난 5월 24일 제주가 아닌 완도의 한 펜션에 묵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5월 30일 오후 11시께 승용차로 펜션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이에 경찰은 송곡항 일대를 집중수색했고, 지난 28일 오후 송곡항 앞바다에서 조 양 가족의 차량을 발견했다. 29일에는 차량을 인양해 일가족 시신 3구를 수습했다.
송곡항 인근에 걸린 현수막 / 뉴스1
아버지 조 씨는 지난해 3월부터 6월 사이 암호화폐에 3,000만 원을 투자했다가 2,000만원을 손해 본 뒤 1억1000만원을 인출해 회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기관과 카드사 등의 부채는 1억5,000만원 상당으로, 제3금융권과 사채 관련 부채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어머니 이 씨는 지난 4, 5월경 광주의 한 정신건강의학과를 다니면서 치료를 받은 정황이 포착됐다. 친척들 또한 경찰 조사에서 이 씨가 정신적으로 힘들어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