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결혼 결정할 때 남자는 '본인 경제력', 여자는 '배우자 경제력' 본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결혼을 결정할 때 남성은 '본인의 경제력'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여성은 '배우자의 경제적'을 더 중요시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복지전문지 '보건복지포럼'에 실린 '성 역할 가치관과 결혼 및 자녀에 대한 태도' 연구보고서(임지영 전문연구원)는 '2021년도 가족과 출산 조사' 자료를 활용해 이같은 결과를 밝혔다. 


해당 연구는 19∼49세 남녀(남성 7,117명, 여성 7,032명)를 대상으로 결혼할 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9개 항목을 제시하고 각 항목에 대한 응답을 합산해 각 항목 중요도를 조사했다. 


분석 결과 남녀 모두 '부부간의 사랑과 신뢰'(남성 92.4%, 여성 94.9%)가 가족을 새로 형성할 때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이라는 점에서는 일치했다. 


하지만 이후 응답 항목 순서와 응답 비율에서는 성별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인사이트보건사회연구원


남성의 경우 가정을 꾸리기로 정할 때 '부부간의 사랑과 신뢰'(92.4%) 다음으로 '본인의 경제적 여건'(84.1%), '본인의 일과 직장'(83.6%), '안정된 주거 마련'(82.3%), '각자의 집안과의 원만한 관계'(76.9%), '자녀계획 일치 여부'(65.6%), '공평한 가사 분담 등 평등한 관계에 대한 기대'(61.9%), '배우자의 일과 직장'(52.4%), '배우자의 경제적 여건'(51.7%) 등 순으로 중요시 한다고 답했다. 


여성 역시 남성과 마찬가지로 '부부간의 사랑과 신뢰'(94.9%)를 첫손으로 꼽았지만, 이후 답변에서는 남성과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안정된 주거 마련'(86.5%)를 시작으로 '배우자의 일과 직장'(86.1%), '배우자의 경제적 여건'(86.1%), '각자의 집안과의 원만한 관계'(85.7%), '공평한 가사 분담 등 평등한 관계에 대한 기대'(81.2%), '본인의 일과 직장'(79.8%), '본인의 경제적 여건'(78.2%), '자녀계획 일치 여부'(76.5%) 등의 순이었다. 


즉 남성은 본인의 경제력을 결혼에서 중요한 조건으로 마음에 두지만, 여성은 본인보다는 배우자의 경제적 여건을 결혼 결정의 중요한 사항으로 고려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에 아직은 남성이 가계 경제를 책임지고 양육은 주로 여성이 부담한다는 전통적 의식이 남아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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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에 대한 인식은 남성은 과반이 긍정적이지만 여성은 부정적 인식이 더 높았다.


결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보면 남성은 53.3%(‘반드시 해야 한다’ 12.1%, '하는 편이 좋다' 44.2%)였지만, 여성은 35.5%(‘반드시 해야 한다' 4.7%, '하는 편이 좋다' 30.8%)로 조사됐다.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는 남성은 41.3%('결혼은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 37.5%, '하지 않는 게 낫다' 3.8%)였지만, 여성의 경우 62.8%('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 55.5%, '하지 않는 게 낫다' 7.3%)로 남성보다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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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필요성에 대한 태도에서는 남성 71.2%, 여성 64.3%가 자녀가 있는 게 나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남성의 경우 '꼭 있어야 한다' 32.9%, '있는 것이 없는 것보다 나을 것이다' 38.3%, '없어도 무관하다' 23.2%, '모르겠다' 5.6%로 집계됐다.


여성의 경우에는 '꼭 있어야 한다' 28.1%, '있는 것이 없는 것보다 나을 것이다' 36.2%, '없어도 무관하다' 31.6%, '모르겠다' 4.2%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