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견 경태와 경태아부지 / CJ대한통운
[인사이트] 정봉준 기자 = 후원금 부정 사용 의혹에 휩싸였다가 잠적한 택배기사 경태아부지의 인스타그램 계정이 다시 열렸다.
하지만 이 계정의 실 사용자는 경태아부지가 아니었다.
지난 4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경태아부지 인스타그램 게시글 올라왔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에는 지난 4월 '후원금 먹튀 논란' 이후 닫았던 경태아부지 인스타그램 계정이 다시 활성화된 캡처 사진이 담겨 있었다.
활성화 된 계정 소개란에는 "경태아부지 계정을 매입한 사람이다. 이 계정으로 쿠팡 파트너스 수익을 낼 예정이다. 수익은 강아지 보호센터에 기부할 것"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러면서 "기부는 필히 인증하겠다"라고 밝히며 쿠팡 링크도 함께 남겼다.
instagram 'gyeongtaeabuji'
쿠팡 파트너스는 링크에 있는 제품이 구매로 이어질 경우 매출액 3%를 수수료로 지급해주는 시스템이다. 경태아부지 계정에 게시된 링크를 통해 제품을 구매하면 매출액 3%가 링크와 연동된 계정 주인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계정 매입을 했다고 밝힌 계정 주인은 게시글을 통해서도 "경태아부지는 계정을 팔았다.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수익금은 강아지 보호센터에 기부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계정 주인의 이 같은 안내에도 사람들은 "못 믿겠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자 계정 주인은 매입과정이 담긴 카톡과 이체내역을 공개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반응은 싸늘했다. 채널 구독자들은 "논란이 있던 계정을 샀다는 게 말이 안된다. 카톡이랑 이체 내역 다 거짓말 같다"라고 입을 모았다.
instagram 'gyeongtaeabuji'
의혹이 커지자 결국 경태아부지 계정에 게시된 글은 모두 삭제됐고, 계정은 다시 비공개로 전환됐다.
경태아부지 김모씨는 CJ대한통운 택배기사다. 김모씨는 택배견 경태·태희와 함께 일 하는 모습을 보여 팔로우 22만명을 보유하게 될 만큼 유명해졌다. 이런 행보를 본 CJ대한통운은 지난해 1월 경태를 '명예 택배기사'로 임명했다.
하지만 경태아부지가 일부 팬에게 경태·태희의 병원비로 돈을 빌렸고 이를 갚지 않고 잠적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앞서 김씨는 "경태와 태희가 심장병을 앓고 있다. 모금을 통해 도와 달라. 병원비를 초과한 금액은 후원금으로 기부하겠다"라고 했다.
그러나 후원금 모금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기부 내역 또한 공개하지 않아 후원금 횡령 의혹이도 제기됐다. 이에 서울 강동경찰서는 지난 4월 김씨를 사기‧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