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우리 동네 무인빨래방 갔더니 대형세탁기에 '여성전용'이라고 붙어있었습니다"

인사이트에펨코리아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한 무인빨래방에 '여성전용' 세탁기가 등장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성전용 세탁기'라는 제목으로 모 지역에 위치한 무인빨래방 내부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개됐다. 


사진 속 무인빨래방은 여느 보통의 빨래방처럼 세탁기가 일렬로 나란히 자리하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18kg 대형 세탁기에 붙은 '여성전용' 문구가 눈길을 끌었다.


해당 업체는 '여성전용 세탁기'가 있어 더욱 안심하고 빨래를 할 수 있다는 점을 홍보했다. 또 대용량 세탁기를 사용해 이불이나 커튼 등 대용량 빨래부터 밀린 빨래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시스


여성전용 세탁기에 대해 일부 누리꾼들은 업체의 취지를 이해하는 입장을 보였다.


이들은 "빨래가 끝났는데 주인이 안 오면 보통은 다른 사람이 세탁물 꺼내고 (자기 거) 돌리는 경우가 많은데 여성 빨래에는 속옷이 있을 수 있어서 일부 손님들이 민원을 넣은 것 같다" 등의 의견을 보였다.


그러나 다수의 누리꾼들은 그렇다 할지언정 이해가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애초에 빨래방 자체가 여성만 출입할 수 있었던 시설이 아닐뿐더러 대용량 빨래는 일반적인 빨래방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여성이 안심하고 빨래를 할 수 있다는 문구에 대한 추가 근거가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세탁기까지 여성전용이라니", "빨래는 기계가 하는데 어떤 부분에서 여성을 배려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남성도 이불이랑 커튼은 사용하는데" 등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인사이트부산지하철 여성배려칸 / Youtube 'YTN'


인사이트제천여성도서관 / 뉴시스


여성전용 세탁기처럼 여성을 배려하기 위한 시설이나 서비스는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부산교통공사는 지난 2016년부터 혼잡한 출퇴근 시간에 여성의 편의를 위해 지난 2016년부터 '여성배려칸'을 운영하고 있고 마트나 공공기관 등에서는 여성의 주차 편의를 위한 '여성 전용 주차장'을 운영하고 있다.


여성 전용 주차장은 처음 도입 당시 여성 운전자가 아이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지상층에 설치해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긍정적인 인식이 있었으나 아이를 동반한 주부 이외에도 여성 운전자들이 많아지면서 폐지론이 일었다.


여성을 위한 전용 주차장이 평등과는 거리가 멀며 여성이 운전을 못 한다는 전제를 두고 평등한 대상이 아닌 보호해야 할 존재로 여긴다는 것이다. 


인사이트경남 양산시청 내 여성배려주차장 / 뉴시스


이에 충북 청주시의 경우 '여성 전용'이란 단어 사용을 폐기하고 성별에 따라 배려가 필요한 대상(임산부와 노약자, 유모차를 쓰는 영유아 동반자 등)을 위한 '배려' 주차장으로 대체했다. 


전문가들 또한 이런 형태의 여성 배려 정책을 '위배되는 평등성'이라고 지적한다.


여성에게 특정 시간대에 특정 시설을 독점하게 하는 부분에서 남녀가 평등하지 못하다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형태의 여성 배려 정책들은 되려 남녀 갈등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여성뿐만 아니라 노약자나 장애인 등 배려가 필요한 이용자 모두가 혜택을 볼 수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