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금)

'한강 사망 의대생' 故 손정민 아빠 "억울해서 못 죽겠다"

인사이트뉴스1


[인사이트] 임우섭 기자 = "죽고 싶다가도 억울해서 못 죽겠다. 내가 다시 살아가는 이유는 너무 억울해서다"


지난해 '서울 한강공원 의과대학생 사망사고'로 아들 故 손정민 군을 잃은 아버지 손현 씨가 사건의 실마리를 풀지 못한 답답함에 남긴 발언이다.


2일 디지털타임스는 지난달 28일 아버지 손씨와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이날 손씨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자식을 하루아침에 교통사고로 떠나보낸 분들의 아픔을 이제 알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앞서 정민군의 사망사고는 지난해 4월 25일 새벽 서울 한강공원에서 발생했다. 당시 정민군은 친구 A씨와 술을 마시던 중 잠에 들었다가 실종됐고 4월 30일 오후 한 민간구조사에 의해 시신으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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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5월 13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정민군의 사망 원인을 익사로 추정했고, 이 과정에서 유족 및 일부 시민들의 반발심을 일으켰다.


같은 해 6월 29일, 정민군의 사고는 타살 증거가 없고 A씨에게 범죄 혐의를 찾을 수 없다는 이유로  경찰 내 '변사사건 심의위원회'를 거쳐 내사 종결 처리됐다. 10월 22일 손씨가 A씨를 상대로 유기치사·폭행치사 혐의로 고소한 건 또한 불송치 결정됐다.


다만 손씨는 불송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해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에 사건 배당이 되도록 이끈 상황이다. 정민군이 추락했던 장소를 담았을 것이라고 추정되는 올림픽대로 CCTV에 대한 정보공개 관련 행정소송 판결도 오는 7일 심리를 거쳐 8~9월쯤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손씨는 "지금까지 공개된 사건 영상은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관할 나들목 CCTV 영상이다. 삭제됐다는 반포대교 쪽 CCTV 외에도 올림픽대로 쪽에서 촬영한 영상이 있다"며 "초기에 경찰서에서 딱 한 번 보기는 했지만 화면이 너무 작았다. 영상을 더 자세하게 보기 위해 영상파일을 요청했지만 개인정보 침해 등을 이유로 거부당해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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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행정소송을 내기 전 경찰 담당 부서에 영상파일을 수차례 요청했지만 바쁘다는 이유로 한 번도 응해주지 않았다"며 "소송을 냈더니 '재판에서 이기고 보라'는 식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신 머리 뒤쪽에 좌열창(둔기에 맞거나 부딪쳐 피부가 찢어진 상처)이 발견됐다. 강비탈에서 돌무더기가 널린 강변으로 떨어졌다면 이곳에도 혈흔이 남아있을 텐데 검사도 안 했다"며 "친구 A군을 초기에 참고인으로 몇 번 불렀을 뿐 피고소인 조사를 한 번도 안 했다"고 호소했다.


손씨는 정민군의 모친과 친구 A씨의 부친간의 녹취 대화도 들려주면서 당시 상황에 대한 또 다른 의문을 제기했다. 대화록에서 A씨의 부친은 "아들이 '(사건 현장에서 정민군이) 걸터져 있었다'는 말을 한 것 같다"는 취지의 말을 몇 차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씨는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오제이 심슨 사건'과 비슷하다는 말을 한다. 경찰이 지나치게 자백에만 의존한다"며 "무능하면 솔직하기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는 끝으로 "살 이유가 없지만 너무 억울하다. 우리가 죽으면 누가 좋아하겠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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