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금)

늙은 어머니와 함께 '뻘'에서 조개 캐다 문화재 발견한 아들...보상금 최대 1억원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정봉준 기자 = 여느 때처럼 나이 드신 어머니와 함께 조개를 캐러 '뻘'로 나간 아들.


한껏 호미질을 하며 조개를 가득 캐던 A씨는 낯선 느낌을 받았다. 호미질을 하는데 호미날에 무언가 걸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어딘가 이상한 느낌에 계속 호미질을 한 그는 호미날에 걸린 게 조개가 아니란 걸 알아챘다.


처음 보는 물체였기에 그는 곧바로 충남 태안 해양경찰에 연락했다. 도저히 너무 무거워 직접 들 수는 없으니 '이 물건'을 당장 와서 보라고 신고했다.


그때 그는 알지 못했다. 이 전화의 가치가 잠정적으로 약 1억원의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함께 현장으로 향한 해경은 정체불명의 무거운 물체를 끌어올렸다. 물체 무게는 50kg에 달했다. 물체에 묻은 흙을 털어 정교한 용무늬가 있는 걸 확인한 해경은 문화재 유물로 판단, 군청에 즉각 알렸다.


신고를 받은 군청은 문화재청에 문화재로 추정되는 물체를 발견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문화재청은 감정을 태안 해양문화재 보존센터에 맡겼다.


감정을 맡은 태안 해양문화재 보존센터 연구원들은 물체를 받고 깜짝 놀랐다. 물체의 정체는 바로 그동안 실체를 전혀 몰랐던 500년 전 조선초기 왕궁을 상징하는 지붕마루 장식이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핵심 부재인 용머리 장식기와(취두) 아래쪽이었다.


연구원은 용머리 장식기와를 보고 "만듦새가 굉장히 정교하다. 보자마자 최고급 제품이라는 것을 직감했다"라며 감탄했다.


이어 용머리 장식기와가 태안에서 발견된 것에 대해 "당시 중앙이었던 용산 부근에 와서 최고급 장식기와를 싣고 지방에 사찰을 지으러 가던 중 난파된 것 같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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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구 전 경주박물관장은 "취두를 비롯한 출토 유물을 일괄해서 보물로 지정해도 손색이 없다"며 "갯벌에 있었기 때문에 유물 보존이 잘 될 수 있었다. 보존 상태가 양호하고, 조선 왕실 최고 수준의 장식기와로 평가된다"고 했다.


문화재를 발견한 사람은 '국가 귀속 문화재에 대한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 보상금은 문화재 가치와 규모에 따라 1등급부터 5등급으로 나눠진다. 


만약 가장 높은 1등급에 해당돼 감정평가액이 1억원 이상일 경우 최대 1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 그 외 등급은 문화재 감정평가액의 50% 수준으로 지급 된다.


문화재청은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환 법률'에 따라 박씨에게 보상금을 지급할 절차를 밟고 있다. 현재 단계는 '공고 감정'단계다. 박씨는 앞으로 2단계만 더 진행되면 보상금을 받게 된다.


조개를 캐던 아들과 어머니가 1억원을 받게 될 날이 머지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