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독립유공자라 군대 안가도 되는 아들 강제 입대 시켰다가 의절당한 부모
독립유공자 후손인 아들을 군대에 보냈다가 부모자식 관계를 의절당한 부모의 사연이 공개됐다.
[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독립유공자 후손인 아들을 군대에 보냈다가 부모자식 관계를 의절 당한 부모의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군대 안 갈 수 있는데 보냈다고 의절한 아들 이야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사연에 따르면 작성자 A씨는 20대 남매를 키우는 엄마다. A씨는 군 입대 때문에 부모 자식 관계를 끊은 아들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사건의 발달은 3년여 전 시작됐다. A씨의 시아버지는 독립유공자로, A씨 아들은 군 면제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남편의 뜻은 완고했고, 아들은 반강제로 군 입대를 했다고 한다.
당시 아들은 울고불고하며 애원했지만, 남편은 "남자라면 한 번쯤 해야 할 소중한 경험으로 나중엔 고맙게 생각할 것"이라는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아들은 입대 날에도 데려다주겠다는 부모 몰래 홀로 기차를 타고 훈련소에 입소했고, 자대 배치를 받고도 부모에게 연락 한통 하지 않았다.
그렇게 아들은 전역일 다음 날 조용히 사라졌다. 다음날 아들 방은 텅 비어 있었고, 휴대폰 번호까지 모두 싹 다 바뀐 상태였다.
이후 A씨는 아들 친구들을 수소문해 아들과 연락할 수 있었다. 아들은 "대학교 졸업도 취업도 알아서 할 테니 연을 끊자"며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A씨 부부가 "군대 간 게 그렇게 억울하냐. 다른 애들도 다 간 게 아니냐"하자 아들은 울분을 토하며 "안 갈 방법이 없었다면 그냥 갔을 것. 안 갈 수 있는데 1년 반 시간을 허비한 게 너무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심지어 아들은 A씨 부부를 '당신들'이라고 칭하며 냉대한 태도를 보였다. 또 "죽었다고 해도 관심 없으니 다신 전화하지 말라. 번호도 바꿀 거니 다신 찾지 말라"며 연락을 끊었다.
그렇게 연이 끊긴 지 벌써 1년 6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SNS를 통해 바라본 아들은 취업도 했고 여행도 다니며 나름 잘살고 있었다.
A씨는 "군대 안 갈 수 있었는데 보낸 게 그렇게 큰 잘못이냐. 그냥 보내지 말았어야 하나 생각이 든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남편한테 아이가 울며 사정하는데 뭐하러 보내 일을 크게 만드냐고 하니 '그냥 아들 하나 없는 셈 치고 살자'더라. 어떻게 해야 하냐"고 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인듯", "나쁜 의도는 아니었을텐데...", "아들이 너무 매정한 듯", "아들 입장에선 충분히 서운할 만 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독립 유공자'란 일제강점기에 민족의 국권 수복을 위해 민족 운동을 한 이들을 뜻한다. 법률로써 보장하는 독립유공자와 그 유족에 대한 예우로는 의전상의 예우와 보상금, 연금, 사망일시금, 생활조정수당, 교육보호, 취업보호, 의료보호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