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6일(월)

편의점 알바생이 구걸하던 진상 노숙자 아저씨와 절친이 된 사연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편의점에서 구걸하며 소주를 얻어 마시던 노숙자 아저씨와 친해진 아르바이트생이 남다른 경험담을 전해 여운을 남겼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었던 A씨는 "진상 (노숙자) 아저씨랑 친해져 근무 도중 아저씨가 치킨을 사 오면 내 돈으로 소주를 사서 주고, 치킨 한두 조각에 소주 두어 잔을 함께 먹었었다"라고 서두를 시작했다.


그는 "어디서 구걸해왔는지 5천 원, 1천 원 들고 와 소주 한두 병을 사고 '남은 건 너 해라!'라고 말하고 가던 그 아저씨. 구걸에 실패해 돈 없는 날이면 편의점에 와 손님들한테 '1천 원 만...'이러고 다니던 아저씨"라며 노숙자였던 아저씨를 추억했다.


아저씨가 구걸을 할 때면 A씨는 "하이고 아저씨"라고 말하며 아저씨가 '팁'으로 줬던 동전이나 지폐를 꺼내 소주를 사서 그에게 건네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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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내가 하는 말은 참 잘 들었던 아저씨였는데, 점장한테 물어보니 그냥 진상 부리면 소주 한 병 쥐어서 보내라고 했었다"라며 "그냥저냥 지내다 보니 친해져버렸다"라고 말했다.


말동무가 필요했던 걸까. 아니면 외로웠던 걸까. 그 후로 아저씨는 손님이 없는 시간이면 딱 맞춰 편의점을 찾아와 바깥 테이블에 앉아 A씨를 부르고는 했었다.


많은 대화를 나누다 보니 아저씨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는데, 그는 나름 일터에서 잔뼈가 굵었고 돈도 잘 번 과거가 있었다.


그러다 한순간의 실수로 손가락 두 개를 기계에 잡아먹히고, 길거리에서 구걸하며 소주를 마시며 지내다가 A씨를 알게 된 것이다.


아저씨는 어느 날 A씨에게 이런 고백을 하기도 했다.


"아들이 나보고 창피하단다. 밖에서 빌어먹는 거 다 알고 있었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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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아들의 나이는 18살이었다. 이를 들은 A씨는 덤덤히 "창피할만하네요"라고 말했다.


아저씨는 입을 꾹 닫은 채 담배 한 까치를 태우더니 남은 소주를 들이켜고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그렇게 일주일이 흘렀다.


거의 매일 보던 아저씨가 한순간에 사라진 지 한참이 지났을 무렵이었다.


면도도 하고 머리도 감았는지 멀끔해진 아저씨가 편의점에 들어왔다. 아저씨는 1만 원을 건네더니 "호빵 세 개만 줘"라고 말했다.


오랜만이란 A씨 말에 아저씨는 "이제 안 올 거야. 남은 돈은 너 써"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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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는 "나 다시 일 시작했어. 술도 끊고, 다시 살아봐야지"라고 말하고 축하하는 A씨에게 고맙단 인사를 전한 뒤 사라졌다.


A씨는 그 후로 진짜로 아저씨를 다시 보지 못했다. 아저씨가 마지막에 건넨 잔돈은 정말로 아저씨를 위해 쓸 일이 없어 보였다. 다행인 일이었다.


A씨는 알바를 그만두던 날 남겨뒀던 아저씨의 '너 해라' 잔돈으로 담배를 사고, 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눴던 편의점 밖 테이블에 앉아 담배를 피웠다. 그리고 오래도록 아저씨가 뭐하고 지내실까 생각했다.


해당 사연은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며 잔잔한 여운을 남겼다.


자녀를 위해 손가락 절단의 아픔을 딛고 다시 세상에 발을 디딘 아저씨가 어딘가에서 환히 웃고 있기를, 아저씨에게도 편의점 알바생과의 기억이 추억으로 남을 만큼 지금이 행복하기를, A씨 사연을 읽은 모두가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