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황빛 꽃 흐드러지게 피어나 50년간 대구 경산 마을 상징이던 '능소화 나무' 절단한 테러범
50년 이상 길러진 '능소화 나무'가 밑동이 절단된 채 시들어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인사이트] 임우섭 기자 = 경북 경산 자인면에서 50년 이상 마을의 상징으로 길러져 오던 능소화 나무가 최근 처참하게 절단된 채 시들어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나무 소유자 A(51세)씨는 태어났을 때부터 함께한 나무가 한순간에 시들어버렸다며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20일 인사이트 취재 결과 A씨가 능소화 나무의 절단을 처음 접하게 된 날짜는 올해 1월 30일이다.
앞서 능소화나무는 약 반 백 년 동안 자인면에서 주황빛으로 마을을 빛내고 있었지만 현장에는 겨울이 찾아온 듯 메말라 버린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A씨는 해당 나무가 자신이 태어날 때쯤 모친이 직접 씨앗을 뿌려 길러온 것이라고 소개했다.
나무는 어느덧 지붕만큼 높게 자랐고 옆면 벽에 벽화를 새길 정도로 마을의 상징이 됐다. 이 때문에 타지역에서 능소화 나무를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기도 했다.
하지만 능소화 나무는 올 1월 갑작스럽게 나무 밑동이 절단되면서 수명을 다했다. A씨는 근래 집터를 매매해 달라는 수많은 제의도 받았었지만 나무를 보존하기 위해 거부해왔어서 안타까움은 더욱 커져만 갔다.
A씨는 나무의 수명이 다 했고, 가족들과 또 마을 간의 추억이 산산조각 나면서 슬픔을 호소했다.
A씨는 나무가 절단된 것의 원인으로 주차 문제를 추측하고 있다. A씨는 해당 터에 거주하고 있지 않지만 자신의 집 앞에 주차하는 주민들에게 다른 곳에 주차해 달라고 요구해오며 자잘한 시비가 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마을을 찾는 관광객들 대부분이 나무를 보기 위함이라고 생각해 주차를 거부해 온 것이지만 주민들 중 일부가 나무로 인해 주차 및 마을을 어지럽힌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집터를 철거할 예정이라고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A씨는 끝으로 "나무가 마을을 찾아온 이들에게 행복을, 마을 주민들에게는 자부심을 주는 것 같아 속으로 뿌듯함이 있었다. 이번 절단 건으로 인해 상당히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한편 A씨는 나무 절단범을 목격한 이에게 현금 약 1000만원 이상의 사례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