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금)

"애비 없어 그래"...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장병에 '패드립' 일삼은 육군 간부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폭력의 씨앗'


[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육군보병학교에서 한 간부가 장병들에게 폭언과 가스라이팅을 일삼았다는 폭로가 나왔다.


지난 17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육군보병학교에서 근무 중인 간부 A씨의 제보글이 올라왔다. 


A씨는 "같은 부대 소속 B 간부의 만행이 현재까지 멈추지 않고 있다"며 "그것을 버텨내기에는 정신적 한계에 도달했다. 자포자기 심정으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어 이 만행을 퍼트리고 싶다"고 폭로했다.


이어 A씨는 "B 간부의 폭언, 갑질, 인격 모독 등 수 없는 가스라이팅으로 인해 이제 지칠 대로 지쳤다"고 하소연했다. 


인사이트사진 = 육군보병학교


A 씨에 따르면 B 간부는 부모 이혼으로 편부모 가정에서 자란 장병에게 '애비없이 자라서 그렇다', '아버지한테 배운 게 없어 그렇다' 등의 발언을 했다. 또 당사자 모르게 다른 장병들에게 이간질을 하기도 했다.


또 B 간부가 장기 복무와 진급 등을 빌미로 자신의 눈에 들어야 한다고 후임 장병들을 압박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B 간부는 과거 안 좋은 일을 겪은 장병 앞에서 수시로 해당 일에 대해 언급하며 "네가 당할 만한 놈이니까 당했다"는 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B 간부가 장병 여러명이 있는 사무실에서 한 장병을 툭툭 치며 "하여간 뺨을 300대 맞아야 한다"고 했다고도 주장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 씨는 "B 간부의 만행에도 불구하고 수년 동안 조용히 버텼던 이유는 열심히 하면 나아질 거라는 생각과 군 생활에 흠이 생길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명확한 사실 조사를 통해 적절한 조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해당 폭로에 육군보병학교 측은 "지난 3월 제보를 받은 뒤 즉시 B 간부에 대한 감찰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법규와 절차에 의거해 B 간부를 징계했다"고 밝혔다. 


육군보병학교는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간부교육을 강화하고, 보다 세심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