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8일(목)

데이트폭력으로 사망한 외동딸이 죽기 전 부모님에게 보낸 '마지막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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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ube 'SBS 뉴스' 


[인사이트] 임우섭 기자 = 지난해 故 황예진 씨가 '데이트폭력' 사건으로 사망했다. 이 가운데 부모님과 외할머니는 외동딸로부터 받은 에어컨을 아직도 사용하지 않은 사실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지난 13일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황씨네 가족은 지난 2021년 7월 28일 황씨로부터 에어컨을 선물받았다. 이날은 참혹한 사망 사건이 발생한 뒤 사흘이 지난 날로 당시 황씨는 사건 발생 후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었다.


황씨는 정규직 전환 후 처음 받은 월급으로 에어컨 마련했다. 오래된 에어컨을 줄곧 사용해온 할머니가 이번 여름에는 좀 더 시원하길 바라 몰래 준비한 것이다.


황씨는 할머니와 가족을 깜짝 놀라게 하기 위해 '서프라이즈 선물'로 에어컨을 준비했지만 고인이 되면서 선물은 그가 세상에 남긴 마지막 선물이 되고 말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앞서 황씨는 맞벌이 부부의 외동딸로 다섯 살까지 외할머니와 강원도 철원에서 살았다. 이후 할머니와 이별을 맞이했고 이듬해 황씨가 경기도 양주 소재의 초등학교에 진학을 준비하면서 다시 결합하게 됐다.


황씨는 평소 가족들의 생일을 다 챙겨줬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은 그를 두고 "사춘기가 없는 아이였다"며 또래에 비해 용돈을 모으고 가족들을 잘 챙겨주는 철든 딸로 기억했다.


어머니는 황씨가 취업한 후 가장 먼저 한 일 중 하나로 "할머니가 쓰는 체크카드에 몰래 자신의 돈을 넣어드린 것"을 꼽으며 그를 그리워했다.


그의 방에는 어버이날 생전 마지막으로 보냈던 카드가 남겨져 있었다. 카드에는 "하루빨리 엄마의 수고를 덜 수 있는 딸이 될게. 사랑해"라고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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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황씨는 지난해 7월 25일 서울 마포구 한 오피스텔에서 가해자인 30대 남성과 말다툼을 하다 폭행을 당해 사망했다.


당시 황씨는 가해자로부터 가해를 당해 침대 위로 넘어졌고, 자리를 뜨려던 가해자를 붙잡다 벽으로 밀쳐졌다. 이후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폭행을 당했다. 


황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30대 남성은 1월 1심에서 징역 7년형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