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폭력의 씨앗'
[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육군 6사단에서 근무하던 한 장병이 부대의 한 간부가 폭언을 일삼았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지난 11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는 '군대에서 열심히 해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지난해 4월 입대해 육군 6사단에서 야전 통신 가설병으로 근무했다는 작성자 A씨는 훈련 시 30kg 상당의 방차통을 메고 산을 탔다고 한다.
방차통은 야전선(군용 유선통신선)이 말려 있는 물레 모양의 통이다. 때로는 무선통신접속장비 RLI(Radio Link Interface) 안테나를 운반하기도 했다. 해당 장비의 무게는 약 50kg이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YouTube '대한민국 육군 [ROK ARMY]'
그는 지난해 10월부터 왼쪽 엉덩이에 통증을 느꼈다고 한다. 한달 뒤인 11월에는 허리를 펴거나 걸을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해졌다.
이 사실을 중대장에게 알려 휴가를 쓰게 된 A씨는 민간 병원에서 MRI 촬영 후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게 됐다. 병원장에게 '군 생활 어떻게 했냐'는 질문을 받을 정도로 상태는 심각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행정보급관은 A씨에게 "왜 보고 절차를 안 지키느냐. 그럴 거면 군대 왜 왔느냐. 이 XX야"라며 폭언을 했다고 한다. 휴가 계획을 보고하지 않고 중대장에게 직접 보고를 한 A씨 행동을 문제 삼은 것이다.
A씨가 "보급관님 (전화) 번호를 몰라서 연락 못 드린 점 죄송하다"며 거듭 사과했지만, 보급관은 "간부한테 물어보면 되지, 왜 생각을 못 하냐. 돌대X리냐"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이후 A씨는 수술을 했지만, 여전히 통증이 가시지 않았고 현역복무부적합심사(현부심)를 신청했다. 이때도 보급관은 "너 꾀병이지"라며 휴가 사용을 못 하게 하려 했다고 전해졌다.
A씨의 허리 상태 / Facebook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현부심을 통과해 현재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 중인 A씨는 해당 간부가 A씨의 동기들에게 여전히 욕설을 하며 얼굴에 소독약을 바르는 장난을 친다는 얘기를 동기로부터 들었다고도 전했다.
A씨는 "(보급관이) '꾀병 부리지 말라'고 두 달 정도를 그런 식으로 정신적으로 괴롭게 했다"면서 "군대에서 다친 것도 억울한데 폭언을 해 너무 힘들었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제가 군대에서 느낀 점은 '군대에서 열심히 해 봤자 아무도 안 알아준다는 것'이다. 아프면 아프다고 말 해도 눈치를 안 주는 군대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사안과 관련해 6사단 측은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장병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며 "지난 4월 말 설문조사를 통해 해당 간부의 비위를 식별하고 부대원과 분리 조치 후 관련 법규와 절차에 의거 징계 처분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