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8일(목)

'실탄 분실' 101경비단 인원들, 짐짝 속에서 샤워도 못 하고 생활

인사이트MBC


[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대통령실 주변을 경비하는 서울경찰청 101경비단에서 실탄 분실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경비단 근무 여건이 열악하다는 폭로가 나왔다.


용산 집무실 이전 이후 근무 여건이 악화되면서 소속 장병들의 피로도도 가중됐다는 주장이다.


지난 30일 MBC보도에 따르면 용산 집무실 이전 이후 101경비단 인원들은 낡은 폐건물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101경비단 인원들은 지난달 11일 해당 건물로 입주했다. 해당 건물은 국군 심리전단이 사용했던 건물로, 이 공간을 대기 및 생활 용도로 쓰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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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MBC


매체가 건물 내부를 확인한 결과, 상태는 심각했다. 개인장비를 보관할 전용 사물함과 옷장 등이 없어 단원들의 장비가 담긴 종이상자나 옷걸이, 신발 등 개인용품이 널브러져 있었다.


이렇듯 상황이 열악하다 보니 경비단 내부 대화방에서는 "탄띠를 빌려 가신 분은 가져다 달라", "모자와 신발 잘못 가져가신 분 갖다 달라" 등의 대화가 오가고 있었다.


대화방에서 언급된 물품 모두 보안에 민감한 장비였다. 개인 장비를 보관할 공간이 마련되지 않아 일어나고 있는 일이었다.


뿐만 아니라 냉장고도 없어 각종 음료수 병이 창틀과 바닥에 놓여 있었고, 에어컨조차 마련되지 않았다.


휴게실의 침상도 단 30여 개뿐이었다. 1개 대대 인원이 120명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숫자였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샤워실도 부족하다. 이로 인해 제대로 씻지도 못한 단원들이 늘어 내부에서는 악취를 풍자해 '식초방'이라는 이름까지 생겼다. 


설상가상으로 다음달엔 청와대에 남은 인력이 복귀한다. 현재 101경비단 1개 대대는 청와대에 남아 관광객 관리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 단원들은 조만간 임무를 마치고 용산 대통령실에 복귀할 예정이다. 인력이 추가되면 여건 악화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101경비단 관계자들은 매체에 "열악해진 생활 여건에 근무 시간까지 늘어나면서 피로도가 높아졌다"고 호소했다. 또 일부 단원이 근무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진 사례가 있다는 증언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지난 18일 오전 101경비단 소속 경찰관이 근무를 교대하는 과정에서 지니고 있던 실탄 6발을 잃어버렸다. 경찰은 수색에 나섰지만 일주일이 넘도록 찾지 못하면서 '기강해이' 문제가 불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