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인사이트] 임우섭 기자 = 유독 하늘이 맑았던 주말 오후 한 아버지와 막내딸이 쓰레기봉투 한 장을 들고 집 밖으로 나섰다.
아버지는 딸이 운동도 하고 동네도 지킨다며 난생처음 듣는 용어를 설명해 영문도 모른 채 그저 따라나섰는데 이내 딸의 행동에 큰 감명을 받고 만다.
딸이 이날 아버지에게 소개해 준 활동은 조깅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일명 '줍깅'이었다. 아버지는 이런 딸의 행동이 기특해 온라인상에 알리면서 칭찬 세례를 받게 됐다.
지난 29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에는 "줍깅? 이란 걸 해보았습니다"는 제목으로 아버지 A씨의 사연이 게시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이날 A씨는 "막내딸이 줍깅을 가자 해서 무슨 말을 하나 싶었다. (알고 보니) 조깅하면서 쓰레기 줍는 거라더라"며 말문을 열었다.
아침부터 줍깅을 결심한 후 오후가 돼서야 밖으로 나선 두 사람은 막내딸의 상체와 비슷할 정도로 넉넉한 비닐봉지를 각자 손에 들고 나섰다.
하지만 길가에 버려진 쓰레기들은 이들의 생각보다 훨씬 많았던지 30분도 안 돼서 봉투에는 쓰레기가 가득 찼다.
플라스틱부터 우유갑, 과자 봉투, 담배꽁초까지 성인 남성 한 명이 한 손으로 들기에도 가득 찬 쓰레기봉투를 각자 들고 집으로 나섰다. 이 과정에서 딸은 한 손으로 들 수 없어 양손 가득 쓰레기봉투를 끝까지 집으로 들고 귀가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집에 막 귀가한 A씨는 쓰레기를 현재 분리수거해 놓은 상태라며 분리수거일까지 킵해놓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꽁초가 많아서 그런가 분리해서 치웠는데 꽁초 냄새가 나는듯(하다)"고 덧붙였다.
A씨의 글을 본 누리꾼들은 "마음이 너무 이쁘다", "멋진 부모 이쁜 딸 보기 너무 좋다", "아치가 참 바르게 크고 있다. 아름답다" 등 A씨 부녀를 향한 칭찬을 아낌없이 내보였다.
한편 줍깅이란 유럽 스웨덴에서 파생된 봉사활동으로 걷거나 뛰면서 길거리의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뜻하는 신조어다.
스웨덴은 스웨덴어의 'Plocka up(줍다)'과 영어 'jogging(달리기)'을 합성해 '플로깅(plogging)'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