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8일(목)

서울시, 공무원 막내가 과장에게 밥 사는 '식사 당번' 꼰대 문화 없앤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임우섭 기자 = 요일마다 직장 상사의 점심을 사비로 대접해 주는 등 공무원 사이에서 일어나는 만연한 부조리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가 나선다.


30일 서울시는 인적 구성 변화와 공무원 간 인식 차이에 맞춰 복무, 복리후생, 의사소통 등 전 분야에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적용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를 통해 식사 당번과 인사 이동 시 선물하는 문화 등 개선이 필요한 관행에 대해 변화를 유도하고 직장 내 괴롭힘 없는 근무 환경도 조성할 계획이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식사 당번제'다. 


인사이트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식사 당번이란 일명 '부서장 모시기'로 한 개 과 아래 3~4개 팀에서 요일마다 순번을 정하고 돌아가면서 과장 혹은 국장에게 점심을 대접해 주는 문화다.


부하 직원들은 자신들의 급여로 상사의 식사를 대접해 주면서 '약속이 있는지', '식사 장소는 어디로 하는지', '메뉴를 무엇으로 고르는지' 등을 고민해야 해 고충을 느끼고 있다.


실제로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찾아보면 "과장 모시는 날" 등의 제목으로 팀별로 과장, 국장 등에게 밥을 대접하는 공무원 문화(?)에 비판이 일고 있다.


이들은 "과장 식권도 팀비로 계산한다", "팀별로 밥 먹이는 게 말이 되냐", "매달 돈을 걷어서 팀마다 과장님 밥을 사드린다" 등 한탄이 이어졌다.


인사이트서울시청 / 사진=인사이트


서울시는 이런 고충을 적극 수용해 공무원들의 조직문화에 새 바람을 불어 넣을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서울시는 우선 직장 내 괴롭힘 없는 근무 환경을 만든다. 올 하반기부터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한 부서장의 관리 책임 이행 여부를 검토해 미이행 시 성과연봉 1등급을 하향 조정한다.


또 유연근무를 활성화하고 근무 단축·휴가 사용 실적을 기관 평가에 연계해 기관장·부서장 성과급 책정에 반영하기로 했다.


한편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 공무원 중 30세 이하 직원 비율은 11.5%로 2010년 대비 6.6%p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자신의 권리 주장에 적극적인 'MZ세대'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서울시 스스로 조직문화 개선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같은 기간 51세 이상 직원 비율도 27.7%에서 35.4%로 7.7%p 증가한 반면, 세대 갈등의 완충 역할을 하는 31~50세 직원 비율이 67.4%에서 53.1%로 14.3%p 급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