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안 끊어진 줄 모르고 '다문화가정' 남편 찌질이라 비하한 여성 공무원
서울 은평구의 한 주민센터 공무원이 외국인 아내를 둔 남성 민원인에게 막말을 쏟아낸 사실이 알려졌다.
[인사이트] 유진선 기자 = 서울 은평구의 한 주민센터 공무원이 외국인 아내를 둔 남성 민원인에게 막말을 쏟아낸 사실이 알려졌다.
전화가 끊어진 줄 알았던 공무원은 '찌질이', '거지' 등 비하적 표현까지 여과 없이 사용했다.
전날(13일) YTN은 이같은 내용을 단독 보도하며 문제가 된 공무원의 발언 내용이 담긴 녹취도 공개했다.
매체에 따르면 피해자 A씨는 지난해 8월 이사를 계획하면서 주민센터에 외국인인 부인의 이전 등록 절차를 문의했다.
이후 해당 공무원은 전화가 끊어진 줄 알고 막말을 쏟아냈다. 그는 "외국인 여자랑 결혼해서 더럽게 사람 짜증나게 하네", "자기가 부끄러우니까 안 데리고 오고 싶어하는 거잖아요", "거지 같은 XX가 다 있어", "꼭 찌질이 같아" 등의 발언을 했다.
녹취 속 목소리로 볼 때 해당 공무원은 여성인 것으로 추정된다.
공무원은 사과하러 온 자리에서도 다문화가정에 대한 편견이 담긴 말을 했고, A씨 부부는 또 한번 상처를 받고 말았다.
당시 해당 공무원은 "선생님한테 하는 말이 아니고, 늦게까지 장가를 못 가서 (외국인과) 결혼하고 애 낳는 수단으로 쓰는 것 같았다. 매체에서 보고"라고 말했다.
주민센터 동장은 관련 내용을 보고받은 뒤 직원을 나무랐을 뿐 별도의 조치 없이 사건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랫동안 정신과 상담을 받고 가정불화를 겪는 등 고통을 받던 A씨 부부는 지난주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해당 공무원은 매체에 "많은 민원 응대에 지친 나머지 문제의 발언이 나왔다"면서도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에 거듭 사과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