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국어대학교 / 사진=인사이트
[인사이트] 임우섭 기자 = 한국외국어대학교가 글로벌캠퍼스(용인) 소속 학과 8개를 서울 캠퍼스 내 학과들과 통폐합을 결정하면서 서울캠퍼스 학생들의 반발심을 불러일으켰다.
통폐합될 경우 해당 학과 용인캠퍼스 학생들은 졸업할 때 서울캠퍼스 학위를 부여받는다.
지난 5일 한국외대에 따르면 학교 측은 4일 법인 이사회를 열고 유사학과 구조조정을 위한 학제 개편안 심의를 마쳤다.
통합되는 학과는 통번역대학 내 '영어통번역학부'와 '중국어·일본어·태국어 통번역학과', 국제지역대학 내 '프랑스·인도·러시아·브라질 학과' 등 8개 학과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 에브리타임
해당 학과는 내년부터 신입생을 받지 않으며 졸업생들은 서울캠퍼스 명의로 된 졸업증명서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서울캠퍼스 학생들은 대학 학제 개편안 심의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불공정한 졸속 행정" 등이라고 비판하면서 거센 반발심을 나타냈다.
이들은 지난 달 28일부터 이달 4일까지 학제 개편에 반대하며 농성을 벌여왔다. 대부분이 "글로벌캠퍼스 학생들의 입학 성적이 서울캠퍼스보다 낮다"는 점에서 납득을 못한 것이다.
한 재학생은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에브리타임'에서 개편안에 대해 분노를 표했다.
그는 "밤잠 두세 시간씩 늦춰가며 공부했는데 두 등급 정도 낮은 학생들과 같은 졸업장 받는다. 서울 와서 공부하겠다고 한 달에 50이상 고시원 같은 방에서 먹고 자면서 학교 다녔다"며 "과정은 천지차이인데 결과는 같다 이게 맞는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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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일부 재학생들은 지역캠퍼스 차별을 지양하자는 분위기다.
글로벌캠퍼스에서 서울캠퍼스로 편입한 한 재학생은 "용인캠퍼스에서도 외무고시 등 좋은 직장으로 취업하신 분들도 많이 봤다"며 "모두에게 주어진 시간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떻게 성장하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고 적었다.
또 다른 재학생도 "(지방캠에 대한) 혐오 글로 가득한 걸 보니 눈살이 찌푸려진다. 적법 절차에 의거해 의견을 피력하는 게 외대 발전을 위한 길"이라고 적었다.
현재 학과 구조조정이 완료된 상황에서도 서울캠퍼스 학생들은 대화를 계속해서 촉구하고 있다. 서울캠퍼스 총학생회는 "학과 구조조정에 관한 규정안이 철회되지는 않았지만 세부 규정을 만드는 과정에서 학생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학생위원 참여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