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금)

한강 다리 '자살방지 문구' 욕먹고 사라진 뒤 재평가받고 있는 '50년 전 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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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부모가... 아니면 친구가 없어서 외로웠나요?", "나이 들어봐", "한 번 해봐요", "수영 잘 해요?"


놀랍게도 해당 문구들은 한강 다리 위에 자살 방지를 위해 쓰였던 문구들이다. 


당시 시민들은 "저건 위로가 아니라 비꼬는 것 같다"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자살률 2위의 현실"이라고 입을 모았다. 


오히려 극단적 선택을 부추긴다는 지적까지 나오자 2019년에 삭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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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과거 설치됐던 자살방지 문구가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은 사단법인 한국사회복지사업연합회에서 설치한 자살방지 문구가 담겨 있다. 현재 한국사회복지협의회로 한국사회복지사업연합회란 명칭을 쓸 때는 1961년부터 1970년까지다. 


박정희 정부 때 설치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데 글씨체는 무척 투박하지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당신은 왜 투신자살을 하려고 하십니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해 '눈물을 씻고 마음을 가다듬어 自力更生(자력갱생)합시다'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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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선택을 멈추고 힘내어 다시 살자'는 문구도 보인다.


이어 '잠간만(잠깐만) 참으시고 상담소로 오세요'와 '본 상담소는 고민하시는 여러분을 위하여 更生(갱생)의 길로 인도해 드리는 곳입니다'를 통해 삶을 이어갈 마음을 가지고 상담소에 찾아오라고 멘트까지 볼 수 있다.


이러한 문구가 당시에 얼마나 큰 효과가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2019년 철거된 한강 다리의 자살 방지 문구보다 훨씬 낫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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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심리학자이자 토마스 조이너에 따르면 자살에는 사회적으로 고립되었다고 느끼는 마음, 타인에게 짐이 된다는 부담감, 고통에 대한 내성 등 3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그는 이 중 하나의 조건이라도 결여된 사람은 자살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자살 예방 문구에 자살하는 사람이 꼭 필요한 존재라는 인식, 함께 살아간다는 생각, 자살 시도에 따른 고통을 상기시키는 내용이 담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