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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타는 아들에게 여든 살 아버지가 현금 4천만 원 건네며 한 슬픈 부탁

부모님은 자식에게 돈을 건네며 "이 돈으로 차를 사서 우리 데리고 바람이나 쐬게 해주면 좋겠다"며 진심을 전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SBS '그래, 그런거야'


[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연로한 부모님이 목돈과 함께 건넨 진심을 듣고 자녀는 먹먹한 감정이 밀려왔다.


2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여든을 넘긴 부모님을 생각하면 화가 나다가도 미안하고 마음이 아프다'는 제목으로 장문의 사연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의 부모님은 속옷을 기워 입고 외식 한 번 제대로 하지 않으며 삼 남매를 키웠다. 풍족하지 못한 환경에서 조금씩 돈을 모아오던 부모님은 환갑이 지나서 여생을 위해 지방에 원룸 건물을 구입했다.


'자식들에게 손 벌리지 않고 살겠다'는 뜻을 밝혔던 모습에서 A씨는 '부모님의 고생이 이제서야 끝나는구나'싶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하지만 A씨의 형 B씨가 사업에 실패하며 그 여파는 부모님의 건물에까지 미쳤다.


쉰이 넘은 B씨의 재기를 위해 부모님은 어렵게 마련한 건물을 내어주었고, 현재까지도 그는 부모님에게 손을 벌리며 살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A씨는 그런 B씨가 원망스러웠지만 부모님 자식이니까 그저 모른 체 지내왔다고 말했다.


그러던 지난해 어느 날 부모님은 A씨를 불러 "형(B씨)한테 다 쏟아부어도 결과가 좋지 않아 면목이 없다", "네게 해준 것이 없어 미안하다"며 4천만 원을 건넸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부모님은 A씨가 몰고 다녔던 낡은 경차가 신경이 많이 쓰였는지 "차 한대 사라"고 했던 것이다.


당황한 A씨는 "나 신경 쓰지 말고 제발 그 돈으로 맛있는 것도 드시고 놀러도 다니셔라"며 돈을 받을 수 없다는 의사를 확실히 했다.


하지만 아버지의 대답에 A씨는 이 제안을 거절할 수 없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아버지는 "나이 80 먹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다"며 "남은 사람 힘들게 하고 싶지 않다"며 그동안 표현하지 못한 속마음을 꺼냈다.


이어 "네가 차를 사서 한 달에 한 번쯤 우리 데리고 바람이나 쐬게 해줬으면 좋겠다", "엄마 아빠가 살면 얼마나 더 살겠냐"며 말을 마쳤다.


예상치 못한 대답에 A씨는 말을 이어갈 수 없었다. 두 분은 자신들의 인생을 매듭지을 준비를 하면서 자식 걱정만 하고 있었을 거란 생각에 A씨의 마음은 먹먹해졌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부모님의 제안에 바로 차를 구매했다. 이후 쉬는 날이면 부모님을 찾아가 바람도 쐬며 맛있는 것을 먹으러 다닌다는 훈훈한 결과를 공개했다. "결혼을 하지 않은 홀몸이라 마음만 먹으면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는 말도 함께 남겼다.


부모님에 대해서는 "나이를 먹는다는 건 익숙했던 것들을 하나씩 잃어가는 과정"이라며 "부모님만 생각하면 짜증이 나다가도 마음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곧 다가올 어버이날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어디를 가야할까"며 행복한 고민과 함께 사연을 마쳤다.


자식에 대한 부모님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읽다가 나도 모르게 울었다", "꼭 복받으실 겁니다", "남은 시간 동안이라도 부모님과 좋은 추억 많이 쌓으세요" 등의 반응을 보이며 작성자를 응원했다.


5월은 어버이날이 있다. 평소 주변에 많은 이들을 살갑게 챙기며 지냈다면, 이번 달에는 친구들보다 부모님을 더 챙기고 자주 연락해 안부를 물어보자. 당신이 아무것도 해주지 않아도, 목소리를 들려주는 것만으로 부모님은 세상 누구보다 값진 선물을 받은 것처럼 행복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