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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대통령 설득해 대한민국에 110V가 아닌 220V를 쓸 수 있게 만든 위인

좀 더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 방법을 고민하던 박정희 정부에 한만춘 연세대 명예교수의 승압 이론이 주목받았다.

인사이트220V 콘센트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하지만 30대 이상이라면 기억할 것이다. 과거에 11자 모양의 110V 콘센트를.


그러나 지금은 동그란 구멍 2개가 뚫린 '돼지코' 모양의 220V 콘센트는 이제는 너무나 당연한 모습이 됐다.


110V는 전선에서 낭비되는 전력이 너무 많고 효율성이 떨어져 220V로 완전히 변경된 상황이다. 


현재 이러한 모습을 갖추게 된 건 고(故) 한만춘 연세대 명예교수의 공이 컸다. 


인사이트한만춘 연세대 명예교수 / 대한민국과학기술유공자 홈페이지


1970년대 한국의 전력 사정은 열악했다. 발전소는 별로 없었는데 산업이 발전하면서 전기 수요는 점점 증가하고 있었다. 


특히 가정에서의 전기 사용이 문제였다. 생산되는 전기는 한정적이었지만 110V 전압으로는 늘어난 사용량을 감당하기 힘들었다. 


여름에는 전기 수요량이 늘어나면서 정전이 되는 경우도 많았다. 전기를 더 공급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전선을 설치해야 하지만 재정 형편 상 어려웠다.


박정희 정부는 좀 더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 방법을 고민해야 했다. 재정 형편을 고려해서 국민들이 전기를 좀 더 편안하게 쓸 수 있도록 해야 했다. 


인사이트박정희 전 대통령 / 국정홍보처 대한민국 정부 기록 사진집


이때 정부에서 주목한 인물이 당시 연세대 이공대학장을 맡고 있던 한만춘 교수다. 


한 교수는 상당수의 나라에서 일찍부터 220V를 쓰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같은 전력을 소비하는 전자제품은 전압을 2배로 올리면 소비되는 전비는 절반으로 줄어든다. 


필요한 전선이 줄어들고 전선에서 낭비되는 전기도 줄일 수 있었다. 


효율적인 전기를 원하고 있던 박정희 정부는 한 교수의 이론에 주목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1973년 '승압사업'을 시행하게 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물론 쉬운 일은 아니었다. 전국에 깔린 전선망을 110V에서 220V으로 모두 바꿔야 하는 일이었다.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 사업이었다. 


업계의 우려가 이어졌으나 박 전 대통령은 소신을 갖고 승압 사업을 추진했다. 1973년에 시작된 승압사업은 32년이라는 엄청난 시간이 걸려 2005년 완료됐다. 


한 박사는 자신의 이론을 토대로 한 승압사업의 완료를 보지 못하고 지난 1984년 작고했다. 


한국전력은 당시 설비 증설 없이 발전소 1기를 대체하는 효과를 얻은 획기적인 제안이었다고 한 교수의 이론을 평가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승압사업은 대한민국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전력 설비 수입 자재 대체효과는 물론 전력손실의 4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고, 국민들의 전기 요금 부담도 줄어들었다. 


가정에서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을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됐고, 안정적인 전기 공급으로 생산력과 품질을 높인 제조업체들은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 


농촌과 도시 간 전기 사용 편차를 해소할 수 있었고, 농촌의 현대화 기반이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