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금)

우리은행 횡령 직원 "578억 전부 다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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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500억원대의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우리은행 직원 A씨가 경찰 조사에서 "단 한 푼도 남아있지 않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8일 파이낸셜뉴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우리은행이 이란 기업으로부터 받은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관련 계약금 578억원 전액을 세 차례에 걸쳐 빼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경찰조사에서 현재 횡령한 돈이 단 한 푼도 남아있지 않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동생은 '형이 무슨 일을 한지 안다'는 취지의 말을 한 뒤 묵비권을 행사하다가 이 돈을 파생상품에 투자해 전액 손실을 봤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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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A씨는 전날(27일) 오후 10시30분께 서울 남대문경찰서를 찾아 횡령 사실을 자수했다. A씨는 우리은행 측이 고소장을 제출하자 곧바로 경찰에 자진 출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대리급이던 지난 2012년 초 기업구조개선 업무를 담당하며 해당 계좌 관리 업무를 맡았다. 총 세 차례 횡령 중 첫 시도에서 약 100억원 이상을 착복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씨는 모 지점으로 발령났다. 하지만 1년여 만에 다시 기존에 근무하던 본점 같은 부서로 복귀했고 2,3차 횡령을 재차 시도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자금은 과거 우리은행이 매각을 주관한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자금의 일부로 알려졌다. 당시 우리은행은 매수자인 이란 가전업체 엔텍합으로부터 570여억원의 계약금을 받았다.


추후 매각이 파기되면서 우리은행은 계약금을 돌려줘야 했지만, 미국의 이란 금융제재로 송금 채널이 막혔고 우리은행은 해당 계약금을 별도 계좌로 옮겨 관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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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해 초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이란 송금을 위한 '특별허가서'를 받았고 이 과정에서 A씨의 범행은 드러났다. 은행 측이 계좌를 열어봤는데, 이 과정에서 돈이 비어있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금융권에선 우리은행 측이 이를 알아차리지 못한 이유에 대해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은행 측은 A씨가 자금을 은닉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한편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A씨의 남동생을 지난 28일 오후 9시 30분쯤 긴급체포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은 A씨가 동생과 공모해 돈을 빼돌린 것으로 파악하고 동생을 입건했다. A씨 동생은 전날 새벽 남대문경찰서를 찾았지만 진술은 하지 않고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