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북한 공작원 지령을 받아 군사 기밀을 유출한 현역 육군 대위가 구속 됐다. 그는 수천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받는 대가로 군 내부망 자료 등을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 공작원은 이 대위에게 손목시계형 몰래카메라를 전달해 군사 기밀을 유출하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렌즈부터 마이크까지 모두 내장된 이 시계의 외형은 일반 손목시계와 다르지 않았다.
지난 28일 군사안보지원사령부(안보지원사)는 국방부 검찰단이 북한 공작원에게 포섭돼 한국군합동지휘통제체계(KJCCS) 해킹 시도에 도움을 준 혐의(국가보안법 위반 등)로 육군 A 대위를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A 대위는 2020년 3월 지인을 통해 민간인 이모 씨를 알게 됐는데, 이 씨의 소개로 텔레그램을 통해 해커 일을 하는 북한 공작원과 연결이 닿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군사안보지원사령부
이후 A 대위는 북한 해커의 지령을 받고 '육군보안수칙’ 등 군사 자료와 기밀을 유출했다. 이 대가로 A 대위는 약 4,800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씨는 A 대위에게 부대 내부를 촬영할 수 있도록 손목시계형 몰래카메라를 택배로 전달했고, A 대위는 이 손목시계형 몰래카메라를 군부대에 반입했다.
해당 손목시계형 몰래카메라에는 초소형 카메라 렌즈와 내장 마이크가 삽입돼 있다. 손목시계에 달린 버튼으로 모드를 전환할 수도 있으며 카메라 촬영을 켜고 끌 수 있었다.
외관상으로는 일반 손목시계와 크게 다르지 않아 쉽게 분간할 수 없어 보였다. 다행스러운 점은 해당 몰래카메라의 성능이다. 해당 몰래카메라는 휴대전화보다 화질이 떨어지는 등 성능은 좋지 않았다고 한다.
사진=군사안보지원사령부
A 대위는 수사 과정에서 비트코인 수수 등 증거가 있는 부분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지원사는 "이번 사건은 북한 해커에게 포섭된 최초의 현역 군인 간첩 혐의 사건"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군이 사용 중인 전장망이 해킹됐다면 대량의 군사 기밀이 유출돼 국가 안보에 심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었지만 경찰과의 유기적인 공조 수사를 통해 사전에 이를 차단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