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토)

리터당 400원짜리 선박용 석유 탈색해 만든 '가짜 경유' 487만톤 전국에 유통됐다

인사이트서울경찰청


[인사이트] 임우섭 기자 = '가짜 경유'를 제조해 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힌 가운데 약 487만 톤에 달하는 경유가 시중에 유통됐다는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2일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선박용 경유에 일반 경유를 섞고 염료를 넣어 차량용 '가짜 경유'를 생산한 일당 50명을 검거하고 4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석유사업법에 따르면 가짜 석유를 만들거나 유통, 판매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검거된 피의자들 중에 공급, 유통, 알선, 탈색 등을 담당한 주범과 주유소 운영자 등이 포함됐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경찰에 따르면 일당은 선박용 경유 150만여 리터를 리터당 400원에 불법 매입했다. 


이후 일반 경우와 '1대 2' 비율로 섞었고 선박용 경유가 특유의 붉은색을 띠자 차량용 경유료 보이기 위해 염료를 넣고 노랗게 탈색했다.


이렇게 만든 가짜 경유는 총 500만 리터에 달했고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경기·대구·충북·충남·경북·전북 등 전국 주유소 21곳에서 리터당 약 1400원에 판매됐다.


일당은 인적이 드문 새벽 시간대에 작업하면서 신원을 공개하지 않는 등 주도면밀한 모습을 보였다. 이 때문에 공급자는 판매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들이 판매한 양은 총 487만 톤이다. 그 덕에 총 15억 상당의 불법 이익을 취했다.


경찰은 일당을 검거하면서 '가짜 경유' 13만 리터를 압수해 폐기 처분했다. 이외 1만 리터는 증거로 보관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일당이 제조한 500만 리터 상당의 가짜 경유 상당 부분이 시중에 유통돼 있는 상태라 이를 구매한 차주의 피해가 예상된다.


선박용 경유는 일반 경유(10ppm 이하)의 최대 50배(500ppm)에 달하는 황 성분이 포함돼 있다. 이 때문에 미세먼지를 유발하고 대기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


또 선박용 경유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자동차 배기밸브에 황 성분이 쌓여 엔진 출력 저하 원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