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토)

헬기 추락해 순직한 해경, 5년 만난 여자친구와 결혼 앞두고 있었다

인사이트추락한 남해해경청 항공대 소속 헬기 S-92 / 뉴스1


[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내년 결혼을 앞두고 있었는데…"


제주 마라도 인근 해상에서 구조 작업 중 헬기가 추락해 숨진 해경중 한 명이 오래 만난 여자친구와 결혼을 앞두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오전 1시 32분께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 남서방 370㎞ 해상에서 남해해경청 항공대 소속 헬기(S-92)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


당시 승무원 4명이 타고 있었는데 이 중 황모 경장(27)과 항공대 부기장인 정모(51) 경위가 숨졌다. 정비사 차모(42) 경장이 실종됐으며 기장인 최모(47) 경감만 구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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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날 부산 동구 남해 지방해양경찰청에는 유족·실종자 가족 대기실이 마련됐다. 유족들은 갑작스러운 사고 소식에 눈물을 흘렸다.


숨진 황 경장의 부친 황 모씨는 "오늘 새벽 잠에서 깨 항공대에서 전화를 받았을 때 사고를 직감했다"며 "지금도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꿈이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황 경장은 해군 부사관 출신으로 2019년 해경에 임용돼 전탐사 임무를 수행했다. 황 경장은 생전 누군가를 구조하는 임무를 맡은 것에 굉장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특히 황 경장은 내년 결혼을 앞두고 있던 것으로 알려져 더욱더 안타까움을 줬다.


황 씨는 "아들이 4~5년 사귄 여자친구와 내년에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며 "본격적으로 결혼 준비 이야기가 오가고 있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인사이트구조된 최모(47) 경감 / 뉴스1


이 밖에 이번 사고로 중상을 입은 'S-92'의 기장 최 경감과 사망한 부기장 정 경위는 각각 3,155시간, 3,238시간의 비행시간을 보유한 베테랑 헬기 조종사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종된 정비사 차 경장에 대해 동료들은 "출근하면 어두워질 때까지 쉬는 모습 없이 항공기와 늘 함께하는 친구였다"고 회상했다. 


한편 추락한 'S-92' 헬기는 대만 서쪽 약 18해리 해상에서 예인선 '교토 1호'가 조난 당했다는 통보를 받고 수색·구조를 위해 급파된 해경 경비함정 3012함에 중앙특수구조단 6명과 장비를 이송했다.


이후 주유를 위해 제주공항으로 이동하려던 헬기는 3012함에서 이륙한 지 30~40초 만에 해상으로 추락했다. 


남해해경청은 숨진 정 경위와 황 경장을 부산으로 이송, 시민장례식장에 빈소를 마련할 예정이다. 아울러 해경은 실종된 차 경장을 찾는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