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6일(월)

10년째 무직인 '장기 취준생' 안타까워 채용했던 면접관은 그의 엄마를 만나고 오열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공백기가 10년 이상인 장기 취업 준비생 청년을 채용한 어느 면접관이 충만한 동기 부여가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 째 바꾸는 기적을 엿보았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전해진 해당 사연은 최근 봄기운이 만연한 상반기 공채 시즌이 다가오면서 재조명돼 많은 청년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사연에 따르면 어느 회사에서 채용 면접을 모두 담당 중이라고 밝힌 A씨는 과거에 딱 한 번 장기취준생을 채용한 적이 있다. 이른바 '은둔형 외톨이' 청년이었다.


당시 청년 B씨의 이력서상 나이는 35세였지만 경력 공백이 무려 10년 이상이었다. 보통은 서류심사에서 탈락시켰을 테지만, 문득 B씨가 10년 만에 채용에 지원한 이유가 궁금해 면접까지 불렀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B씨의 첫인상은 햇볕을 한 번도 쬐지 않은 콩나물처럼 하얗고 비실비실한 모습이었다.


사연을 들어보니 그는 학교를 졸업한 뒤 곧바로 취직한 회사가 맞지 않아서 퇴직을 했고, 그때부터 은둔형 생활을 시작해 집에서 게임만 하다 보니 10년이 훌쩍 지났다고 털어놨다.


A씨는 솔직하게 면접에 임하는 그에게 회사에 지원한 이유에 대해서도 물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부모님이 자신을 걱정하고 있으며, 더는 가족들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속에는 은둔형 삶에서 벗어나고 싶은 강한 마음과 각오가 보였다. B씨는 "일할 기회가 온다면 죽을 각오로 하고 싶다. 스스로를 바꾸고 싶다"고 피력했고, 불안한 목소리지만 눈동자 속에는 강한 의지가 보였다.


이때 A씨는 본인이 생각하는 인재상에 대해 돌이켜봤다. 일류기업이라면 면접을 통해 지원자의 실적이나 기술 방면을 살피겠지만, A씨 회사는 규모가 작아서 스펙 좋은 청년들을 고를 수 없었기에 그는 항상 '일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명확한 사람을 채용했다. 여기에 눈 앞의 B씨를 향한 연민의 감정도 포함됐다.  


그런 의미에서 B씨는 A씨의 인재상에 아주 적합한 사람이었다. 그렇게 B씨는 임시직이지만 창고 작업원으로 10년 만에 사회 생활을 하게 됐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채용된 후 첫날부터 큰 소리로 먼저 직원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B씨의 모습은 10년 공백이 무색할 정도였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성실하게 근무하던 B씨는 결국 회사 내에서도 성실성을 높이 평가받는 직원이 됐다.


첫 월급을 받은 날엔 기쁜 표정으로 A씨를 찾아와 가족들과 함께 식사하러 간다며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날 B씨가 긴장된 표정으로 찾아왔다. A씨는 경험상 사직서를 품고 왔으리라 짐작했지만 B씨로부터 뜻밖의 부탁을 듣게 됐다.


"매일 충실한 직장 생활을 하니까 너무 즐겁다.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하고 싶다. 그러니 정직원으로 채용해 주면 좋겠다"


용기내 찾아온 B씨의 말에 울컥한 A씨는 그 자리에서 당장 고용계약서를 작성하고 정직원 등용을 결정했다.


인사이트MBC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


그러던 어느 날 회사에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B씨에 대해 할 말이 있다며 A씨와 통화를 하고 싶다는 전화였다. 전화를 걸어온 이는 다름 아닌 B씨의 어머니였다.


그는 "아들이 회사에서 일하게 된 뒤부터 집안에서도 다른 사람처럼 바뀌었다. 그렇게 기쁠 수가 없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수화기 너머로 어머니의 진심이 느껴졌다.


결국 눈물이 왈칵 쏟아진 A씨는 "딱히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닌데 나까지 기뻐서 울었다"며 "사람을 고용한다는 건 이런 거구나"라고 마음에 새겼다고 전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동기가 없다면 사람이 한순간에 바뀌기가 쉽지 않다", "인간승리", "믿고 채용한 담당자도 대단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감동했다.


가족을 위해 용기 내 세상 밖으로 나온 B씨와, 그에게 기회를 줌으로서 동기를 부여한 A씨의 사연은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리며 귀감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