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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고등소학독본'

1888년에 간행된 '고등소학독본'은 근대 일본이 교과서 검정제를 처음 실시한 뒤 문부성에서 '국민으로서의 기본 자질 및 의식 함양'을 목표로 제작한 교과서이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경진출판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1888년에 간행된 '고등소학독본'은 근대 일본이 교과서 검정제를 처음 실시한 뒤 문부성에서 '국민으로서의 기본 자질 및 의식 함양'을 목표로 제작한 교과서이다. 


국정교과서로 전환되기 이전 시기에 출간되어 교과서가 국민의식의 생성장치로 전환되어 가는 과정을 여실히 보여주는 독본교재라 할 수 있다.


130년 전의 교과서를 번역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았다. 우선 현대 일본어가 아니기에 지금은 사라진 많은 단어들, 달라진 표기, 외래어의 한자 변환, 통일되지 않은 도량형, 연호 사용 등 수많은 사전을 동원했다. 


또 근대에 형성된 새로운 개념어를 어떻게 번역할 것인가, 학습의 범주가 대단히 다양한 당시의 교양교재 발췌문, 지금과는 사실 관계가 다른 과학적 내용이 다수 서술되어 있어 수많은 조사 끝에 번역을 해야 하는 애로점이 있었다.


표준어 제정 직전의 교과서라 문체가 통일되어 있지 않은 점도 큰 애로점이었다. 특히 고등소학독본에는 대화 형식의 담화문과 메이지 보통문이 사용되었고, 후반부로 갈수록 담화문의 비중은 줄어들어 권7은 전체가 메이지 보통문이 사용되었다. 


메이지 보통문은 기존의 문어문에 비해 비교적 쉽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문어문이 갖고 있는 권위와 효율적인 지식 전달의 역할을 살린 문체라 할 수 있다. 


고등소학독본은 메이지 정부가 국정교과서 편찬을 통해 통일된 문체를 제시하기 이전의 교과서로, 문체의 과도기적인 모습을 관찰할 수 있으며 메이지 보통문이 이후 표준적인 문체 형성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살펴볼 수 있는 자료이기도 하다. 


과도기적인 문체인 만큼 한국어로 번역하기 쉽지 않았으나, 내용을 가장 잘 전달하는 것을 원칙으로 역자진이 수차례에 걸쳐 함께 검토하고 고민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