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6일(월)

은퇴 2년 앞두고 퇴직하는 선배 연금 못 받게 되자 '휴가 246일' 모아 선물한 직장 후배들

인사이트세나 이녹스 동료들 / Pietro Senna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은퇴를 눈앞에 두고 건강 문제로 회사를 떠나게 된 직장 선배.


오랫동안 회사에 헌신했음에도 연금조차 받지 못하게 된 선배의 모습에 후배들이 힘을 합쳐 화제다.


최근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공업도시인 그라피냐나(Graffignana)에 있는 세나 이녹스(Senna Inox) 공장에서 청소부로 일하는 알프레도 루피(Alfredo Lupi, 64)라는 남성은 얼마 전 감동적인 일을 겪었다.


인사이트알프레드 루피 / TGR


어릴 적부터 인지장애를 앓은 그는 돈을 벌기 위해 열심히 일했지만 그럴수록 심한 피로와 통증에 시달렸다.


퇴직 연령까지 일해야 연금을 받을 수 있기에 그는 죽을힘을 다해 꾹 참고 일해왔다. 이런 그의 사정을 알고 있던 직장 동료들은 그에게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지난해 12월 초 어느 날 저녁, 루피의 교대 근무가 끝난 후 공장 직원들은 모여 그에게 깜짝 선물을 공개했다.


그 선물로 인해 루피는 퇴직연금을 포기하지 않고도 일찍 은퇴할 수 있게 됐다.


선물은 바로 246일에 달하는 휴가였다. 이는 곧 20개월치 근무량에 해당한다고.


인사이트동료들과 작별 인사하는 알프레드 루피 / TGR


루피의 안타까운 사정을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었던 50여 명의 동료들은 그동안 모아둔 연차 휴가를 모았고 그에게 기부했다.


그의 동료 중 한 명인 피에라(Piera)라는 남성은 "지난 몇 달 동안 그는 눈에 띄게 피곤해했고 일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라면서 "이것은 우리 모두의 노력이었다. 우리는 그가 이토록 헌신했음에도 일을 그만두면 2년 동안 무급으로 생활해야 한다는 것을 불공평하다고 느꼈다"라고 밝혔다.


동료들이 기부한 246일 외에도 그에게 약 1년의 근무일이 남았지만 회사 측은 그에게 1년간의 유급휴가를 주기로 했다.


인사이트(가운데) 피에트로 세나 세나 이녹스 대표와 직원들 / la Repubblica


1950년 조부가 설립한 공장을 이어받아 운영하고 있는 피에트로 세나(Pietro Senna)는 "당신(루피)는 이것을 큰 선물로 볼 수도 있지만 우리는 이것을 연대에 대한 투자로 보고 있다"라면서 "당신은 우리로부터 그 어떤 것도 빼앗지 않았다. 오히려 정반대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같은 공장에서 일하는 루피의 동생 알레산드로 루피(Alessandro Lupi, 51)가 혼자있을 형을 걱정하자 "언제든 공장에 놀러와도 된다"라며 안심시키기도 했다.


루피와 동료 그리고 세나 이녹스의 이야기는 이탈리아 전역에 감동을 전했다.


한편 이탈리아에서는 개인 휴가일을 사정이 어려운 동료들에게 기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장애아들을 돌보는 엄마가 일로 인해 자녀와 함께 보낼 시간이 없자 병원 근로자들이 휴가를 기부한 사례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