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어려운 가정 환경에서 자란 쌍둥이 남매가 성인이 된 후에도 불쑥 나타나는 각자만의 깊은 설움에 상처를 입고 있다.
어릴 적 남매의 아버지는 양육비 한 푼을 남기지 않고 사라졌고 홀로 남은 어머니가 뼈까지 갈아가며 아이들을 지켜냈다.
이들이 자라 고등학교에 입학할 때 즈음 각자가 선택한 길은 달랐다. 3분 차이로 태어난 쌍둥이 누나는 학비가 월등히 비쌌던 인문계 진학을 택했고 남동생은 실업계 고교를 택한 것이다.
스스로의 힘으로 대학교 졸업까지 마친 누나 A씨는 동생이 술만 마시면 10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누나만 대학 갔잖아"라며 스스로 포기하고 희생한 척 한다며 괴로움을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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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난 1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을 통해 복잡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에 따르면 A씨가 억울함을 느낀 이유는 실업계에 진학했던 동생이 당시 공부도 안 하고 학교도 제대로 나가지 않아 졸업만 겨우 했기 때문이다.
반면 A씨는 인문계 진학을 위해 죽어라 노력했다. 아침 6시에 등교해서 밤 11시까지 공부하는 동안 석식은 굶었고 용돈은 한 달에 겨우 4만원 수준이었다. 그마저도 모두 교통비로 쓰거나 교통비도 부족해 한 시간 거리를 걸어 다녔다.
대학생이 된 후에는 입학금부터 등록금까지 모두 스스로 해결했다. 학교는 멀고 기숙사나 자취는 경제적으로 부담돼 왕복 6시간을 통학했다.
보건 계열이라 공부할 시간만으로도 부족했지만 주말이면 새벽까지 뷔페 아르바이트를 통해 돈을 벌었다. 이 와중에도 군대 간 동생을 위해 겨우 45만원 받는 알바비 중 매달 10만원씩을 용돈으로 송금했다.
하지만 남동생은 10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술만 마시면 "누나만 대학 갔잖아", "엄마는 왜 누나만 대학 보냈어", "누나는 대학도 가놓고 돈은 왜 그거 밖에 못 벌어", "왜 나만 포기해야해" 등의 비수 꽂는 말을 A씨를 향해 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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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처음엔 저만 대학 간 게 미안해서 하소연을 들어주는 척이라도 했는데 이제는 정말 짜증 난다. 코피 흘려가며 밥 굶고 학교 다니고, 그러면서도 본인 용돈 보내준 것을 남동생도 알고 있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도 "저만 대학 간 그 부분을 자꾸 물고 늘어지니 저도 너무 슬프고 괴롭다. 지금이라도 대학 가면 되지 않느냐 했더니 회사 다니는데 어떻게 가냐고 화를 낸다. 저보고 어쩌라는 거냐"며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비록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지만 남동생은 성인이 되고서 A씨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내며 경제적으로 여유를 찾은 상황이다. 하지만 동생의 가시 박힌 말들로 인해 남매는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상황을 접한 누리꾼들은 "본인이 공부하기 싫어서, 아니 못해서 대학을 못 갔으면서 누구 탓을 하는 거냐", "동생의 자격지심이다", "대학에 갈 마음만 있었다면 방법은 많았을 것" 등의 반응을 보이며 답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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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들의 반응을 접한 A씨는 이후 생각이 많아져 동생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며 후기를 전했다. 그는 대화를 통해 들어보니 동생에게도 저마다의 사정이 있더라고 밝혔다.
동생은 집안 사정이 어려웠던 탓에 인문계는 꿈도 꾸지 못하고 당연히 실업계를 택했는데 A씨는 집안 형편을 고려하지 않고 인문계를 선택한 것 자체가 속이 상했던 모양이다.
A씨는 "저나 동생이나 아무것도 모르던 열 여섯짜리의 선택이었다. 비록 저도 많은 고민과 눈물을 흘린 끝에 내린 결정이었으나 동생 입장에선 충분히 배신감 느낄 수 있었겠다 싶어서 미안했다"고 덧붙였다.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사정 속에 살고 있다. 오랫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같이 보낸 가족, 친구, 연인도 각자만의 생각은 다를 수밖에 없기에 이해와 공감을 통한 대화가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이유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