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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1일생은 태어난 다음날 '두 살'...'한국식 나이' 폐지 찬성 71%

성인 남녀 1천명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 한국식 나이 폐지를 찬성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인사이트'한국식 나이 폐지에 대해' 한국리서치 설문조사 결과 / 사진=인사이트


[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우리나라에서는 나이 세는 방법이 세 가지가 있다. 그 중 이른바 '한국식 세는 나이' 폐지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이 눈에 띄게 나타났다.


먼저 한국에서 나이 세는 법은 태어난 때를 0세로 치면서 관공서 및 각종 공문서, 민법과 형법 등에서 사용 중인 '만 나이', 그리고 태어나자마자 1세로 시작해 현재 연도에서 출생 연도를 빼는 식의 '연 나이' 셈이 있다.


종종 혼선을 빚는 방법은 한국인들이 관습적으로 사용하는 '한국식 세는 나이'다. 이는 태어난 순간 1세로 시작하면서 매년 해가 바뀌면 한 살씩 더 먹는 방식이다.


문제는 12월 31일생은 출생 다음날 '두 살'이 되는가 하면, 1~2월생들이 전년도 출생자와 함께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빠른 년생'까지 더해지는 바람에 이른바 '족보가 꼬이는' 일이 허다하는 점이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와 관련 1일 한국일보는 한국리서치가 지난 12월 24~27일 전국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한국식 나이를 폐지하고 만 나이를 공식 계산 및 표시 방식으로 사용하자는 데 전체 응답자 중 71%가 동의했다. 반대 의견은 15%였다.


한국식 나이 폐지에 찬성하는 응답자의 53%는 '법률 적용 및 행정처리에서 오는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공식적인 행정 서류 및 법 집행 시 스스로 인지하는 나이와 적용되는 나이가 달라 혼란스러웠던 경험이 많다는 의견이다.


또 '국제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라는 응답이 50% 비중으로 두 번째로 큰 이유를 차지했다. 이 외에도 '정보전달 및 의사소통 과정에서 오는 부정확함을 줄이기 위해', '나이로 정해지는 서열문화의 갈등과 혼란을 줄이기 위해' 등을 꼽은 응답이 뒤를 이었다.


눈에 띄는 부분은 모든 연령대에서 최소 64% 이상의 응답자가 한국식 나이 폐지와 만 나이 공식 사용을 지지하는 등 의견이 모아졌다는 점이다.


인사이트'한국식 나이 폐지 찬성 이유' 한국리서치 설문조사 결과 / 사진=인사이트


특히 이번 조사에서 빠른년생 중 28% 응답자가 '빠른 생일로 인해 손해 혹은 불편함이 더 컸다'고 답했다. 비록 51% 응답자는 '이익이나 손해는 특별히 없었다'고 답했지만, 빠른년생 10명 중 3명 가까이는 불이익을 호소한 셈이다.


또 빠른년생 중 38% 응답자는 본인의 생일로 인해 서열정리 및 관계 맺음에서 불편함을 자주, 혹은 종종 겪었다고 답하기도 했다. 빠른년생이 아닌 사람 중에서도 39% 응답자가 일상생활에서 빠른년생의 존재로 인해 인간관계 혼란을 체감했다는 의견을 보태기도 했다.


반대로 한국식 나이 폐지에 찬성하지 않는 이들 중 40%는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로 굳어졌기 때문'을 이유로 답했고, '다양한 나이 셈법을 상황에 따라 적절히 혼용해 사용 중이라 불편함이 없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33%로 뒤를 이었다.


이들은 오히려 한국식 나이가 우리 사회에 이미 관습적으로 녹아든 탓에 현실적으로 없애기가 사실상 쉽지 않고, 한국식 나이 폐지가 오히려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한국식 나이 셈법은 과거 중국, 일본 등 일부 유교 문화권에서 쓰인 바 있으나 현재까지 일상생활에서 통용되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