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 Instagram 'hunterhas', (우) BBC News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연쇄 추돌 사고 현장에서 아기 울음소리를 듣고 목숨 걸고 차에 뛰어든 두 십대 소년이 있다.
헌터 하센예거(Hunter Hasenjaeger, 당시 16세)와 콜린 배리(Collin Barry, 당시 17세)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7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스포트라이트는 약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영웅이라 불리는 두 소년의 이야기를 재조명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 2017년 6월 30일 미국 일리노이주 미누카에서는 치명적인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3대의 차량이 연쇄 추돌한 것이다.
(왼쪽부터) 콜린 배리와 헌터 하센예거 / Instagram 'hunterhas'
자정 무렵, 헌터와 콜린은 친구 집에서 나와 집에 가고 있었고 이때 어두운 길을 따라 뜨겁게 타오르는 불길과 자욱이 퍼지고 있는 연기를 목격했다. 사고 현장이었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크라이슬러 300 차량을 가리키며 아기가 있다고 소리쳤다.
이 말을 듣자마자 헌터와 콜린은 연기가 집어삼킨 차에 다가가 휴대전화 손전등을 켜고 안을 살폈다.
차 안에는 임신 6개월이었던 알렉시스 댄리(Alexis Danley, 27)가 팔을 차 밖에 내놓은 채 운전석에 앉아있었고 뒷좌석의 카시트에는 그녀의 한 살 난 딸이 있었다.
사고 현장 / BBC News
헌터가 휴대전화 불빛을 비추는 동안 콜린은 카시트를 풀고 사고 잔해에서 아기를 끌어냈다.
이후 헌터와 콜린은 경찰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면서 아기를 돌봤다.
너무 많이 다친 아기 엄마 알렉시스는 가망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두 사람은 알렉시스에게 "구조 대원들이 금방 도착할 거예요"라며 그녀를 안심시켰다.
얼마 후 구급차가 도착했고 알렉시스는 곧바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안타깝게도 목숨을 잃었다. 그의 배 속에 있던 아기도 엄마와 함께 세상을 떠났다.
구조한 아기를 달래고 있는 콜린 / BBC News
다행히도 헌터와 콜린에 의해 구조된 아기는 기적적으로 아무런 부상도 입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기는 이후 할머니의 품으로 돌아갔다.
두 명의 십대 소년이 사고 현장에서 아기를 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헌터와 콜린은 영웅으로 불리게 됐다.
하지만 헌터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 사건 이후 마음이 너무 아팠다. 아기 엄마 알렉시스의 모습이 떠올라 눈물이 난다"라며 울먹였다.
그러면서 "어린 딸이라도 살아남았다는 사실로 겨우 마음을 진정시키려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헌터와 콜린의 선행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두 사람은 이후 아기의 집에 방문해 아기가 좋아할 만한 음식과 테디베어를 선물하기도 했다.
헌터와 콜린의 가슴 뭉클한 이야기는 현재까지 많은 이들에 회자되며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아기 엄마 알렉시스 댄리 / BBC News
한편 사고를 일으킨 이는 당시 23살이었던 제이콥 카민스키(Jacob Kaminski)였다.
그는 마약 소지, 과속, 무보험 자동차 운행, 음주운전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사건을 맡은 로버트 필머(Robert Pilmer) 판사는 제이콥 카민스키에게 태아 살인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하고 음주 운전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징역 8년을 추가 선고했다.
현재 카민스키는 일리노이 교정국에서 복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