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쇠'로 소문났던 세계적인 갑부가 '매일 11억'씩 몰래 기부하고 있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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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그 사람은 돈만 아는 냉혈한이에요", "저렇게 부자인 이유는 그가 욕심많은 구두쇠이기 때문이야"


온갖 소문이 무성했던 세계적인 갑부.


어느날 그의 회계장부가 공개되면서 만천하에 그의 두 얼굴이 드러났다.


겉모습은 돈 많은 구두쇠처럼 보였지만, 알고보니 그는 남몰래 수조 원에 달하는 기부금을 내고 있던 기부천사였다.


'자선사업계의 제임스 본드'라 불리는 척 피니(Chuck Feeney)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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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듀티 프리 쇼퍼스 그룹(DFS)의 공동 설립자 척 피니의 감동 실화가 재조명되고 있다.


1931년 4월 23일생으로 올해 90세인 척 피니는 세계에서 가장 큰 개인 재단 중 하나인 '애틀랜틱 박애재단(Atlantic Philanthropies)'의 설립자이자 면세점 개념의 개척자다.


경제대공황 당시 미국 뉴저지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고작 10살에 돈을 벌기 위해 크리스마스 카드를 판매하고 대학생 때는 샌드위치 장사를 하면서 일찍이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그의 친구이자 변호사인 하비 데일(Harvey Dale)에 따르면 피니는 이때부터 사업가적 면모를 보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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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1960년 29세의 피니는 로버트 밀러(Robert Miller)와 함께 홍콩에서 거대 소매업체인 DFS 그룹을 공동 설립하고 1961년 하와이 호놀룰루 국제공항에 미국 최초의 면세점을 오픈했다.


1970년대 후반부터는 무려 5천 여명의 직원을 거느리며 연간 30억 달러(한화 약 3조 5,41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사업이 빠르게 확장하면서 큰 돈을 벌었지만 그는 직원들에게 이면지를 쓰게 하거나 소송에 휘말렸을 때 변호사 수임료를 깎으려 하고 경제인 모임에서 계산을 하지 않으려 일찍 일어나는 등 좀처럼 돈을 쓰려고 하지 않아 그는 돈 많고 욕심이 많은 구두쇠라 불렸다.


1988년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그를 '부자이고 무자비하며 결단력있는 갑부(Rich, ruthless and determined)'라 표현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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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DFS의 지분을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에 매각하면서 피니는 법정 분쟁에 휘말렸고 이로 인해 그의 회계장부가 언론에 공개됐다.


회계장부에는 그가 평생 숨기고 싶어했던 비밀이 담겨있었고 이 비밀이 만천하에 공개되자 미국 전역은 충격에 빠졌다.


그가 15년 동안 무려 40억 달러(한화 약 4조 7,200억 원)를 2,900 차례에 걸쳐 지출했던 것.


많은 이들은 구두쇠인 그가 재산을 빼돌렸을 것이라 추측했지만 이는 크나큰 오해였다. 그가 지출한 모든 돈은 기부에 쓰였기 때문이다.


인사이트Atlantic Philanthropies


1982년 피니는 비밀리에 '애틀랜틱 재단'을 설립했다. 이는 후에 '애틀랜틱 박애재단'으로 알려졌다.


그는 재산의 99%를 이 재단으로 옮긴 후 자선 활동을 해왔다.


피니는 모교인 코넬대에 6억 달러(한화 약 7,077억 원), 캘리포니아 대학에 1억 3천만 달러(한화 약 1,533억 3,500만 원), 스탠퍼드 대학에 6천만 달러(한화 약 707억 7,000만 원)를 그리고 고국인 아일랜드 고등교육에 10억 달러(한화 약 1조 1,795억 원)를 기부했다.


이는 가난했던 그가 억만장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교육을 제공한 코넬대에 감사한 마음을 전한 것이다.


인사이트Vietnam Buisness Insider


1990년대 중반부터는 그는 베트남, 남아공 등 세계 곳곳에 기부를 시작했다.


개발도상국 아이들을 위해 수술비를 제공하는가 하면 아프리카의 급성 전염병 퇴치를 위해 거액을 투자하기도 했다.


그는 기부처를 나열할 수가 없을 정도로 많은 기부를 했다.


피니가 1980년대부터 35년간 사회에 환원한 돈은 약 9조 5,000억 원에 달했다.


또한 2000년대부터 그는 매일 100만 달러(한화 약 11억 7,900만 원)을 기부했다.


인사이트카시오 시계를 찬 척 피니 / irishtimes


이렇게 그가 남몰래 기부를 해왔던 이유는 바로 부모님의 영향 때문이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피니의 부모님은 늘 봉사를 했고 특히 적십자사의 자원봉사 간호사로 일했던 그의 어머니 매들린은 그에게 늘 "받은 이의 부담을 덜어주고 싶다면 자랑하지 말아라"라고 당부했다.


이런 어머니의 말을 가슴에 새긴 그는 죽기 전까지 모든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2016년 그는 마지막 재산인 약 80억 원을 코넬 대학교에 기부했다.


인사이트Instagram 'charleschuckfeeney'


현재 그는 아내와 함께 재단 소유의 임대 아파트에서 지내고 있으며 검소한 습관을 유지하고 있다.


피니는 평소 값비싼 시계 대신 1만 4,000원짜리 플라스틱 시계를 차고 다니며 이동할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외식은 동네 식당에서 해결하고 비행기도 이코노미석을 이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그는 수많은 유명인들의 롤모델로 꼽힌다. 빌 게이츠는 "척 피니가 나의 롤모델"이라고 말했으며 워렌 버핏은 "척은 나의 영웅이고, 빌 게이츠의 영웅이다. 그는 모두의 영웅이어야 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피니는 늘 이런 말을 습관처럼 했다고 전해진다.


"돈은 매력적이지만 그 누구도 한꺼번에 두 켤레의 신발을 신을 수 없다(Money has an attraction for some people, but you can't wear two pairs of shoes at one time)"


돈은 사람의 꿈을 이뤄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사람을 파괴하기도 한다.


이에 욕심을 부리며 돈에 끌려다니기 보다는 피니처럼 욕심을 버리고 나누며 사는 것도 행복한 삶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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