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스물'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담배 피우고 있잖아요. 다 피우고 갈 테니 그만 눌러요!"
감정 노동자로 분류되는 서비스업종 종사자들 가운데 일부는 손님에게 '을질'(갑질의 반대말)을 하기도 한다.
여성 고객 A씨는 호프집에 갔다가 '을질'을 하는 아르바이트생으로부터 '진상 고객' 취급을 받았다.
A씨는 "생맥주 가게에서 벨을 눌렀다가 종업원이 안 오길래 좀 기다렸다가 한 번 더 눌렀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는 테라스에서 아르바이트생 몇 명이 담배를 피우는 것을 봤지만 딱히 그들을 노리고(?) 벨을 누른 것은 아니었다.
주방이나 다른 곳에 종업원이 더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갑자기 앞에서 담배를 피우던 아르바이트생 중 한 명이 A씨 무리를 향해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알바생은 "아, 담배 피우고 있잖아요. 다 피우고 갈 테니 그만 눌러요!"라고 소리쳤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정당한 권리를 요구했다가 아르바이트생에게 혼쭐이 난 A씨는 화가 났지만 그 상황이 무서워 대꾸조차 할 수 없었다.
식당이야 다음부터 가지 않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돈을 내고 서비스를 요구했다가 알바생의 짜증을 받으면 불쾌한 걸 넘어서 불합리하다고 여길 수밖에 없다.
문제는 감정노동자의 위치에서 손님의 행동을 '갑질'로 규정할 경우, 자칫하다가는 부당한 대우를 받은 고객이 '진상'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이다.
누리꾼들은 "한숨 쉬고 화내는 알바생들 있다", "그렇게 화가 나면 알바 하지 말고 집에 가", "과도한 친절을 바라는 게 아니라 짜증 좀 내지 말아라", "기본적으로 인사도 안 하는 사람 있던데 로봇에 대체돼도 할 말 없을 듯", "편의점 특히 심하다", "키오스크 보편화 사회에서 종업원 쓰는 건 서비스 제공하라는 건데 신경질 부릴 거면 왜 있는지.." 등 대체로 공감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손님이 질문하면 한숨부터 쉬는 일부 알바생들의 '역갑질'에 대한 공감대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아르바이트생들의 책임감 있는 태도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