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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에 실패한 16세 소녀가 '세상에서 가장 많은 키스'를 받게 된 이유

심폐소생술 교육에 쓰이는 인형 '애니'에 숨겨진 비하인드스토리가 전해져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인사이트BBC


[인사이트] 임기수 기자 = 세상에서 가장 많은 키스를 받은 소녀의 이름을 알고 있는가.


지금 떠오르는 사람은 없지만 이름을 들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이 소녀를 만났던 기억이 날 테다.


바로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을 때 사용되는 인형 애니(Annie)다. 정식 명칭은 레써시 애니(Resusci Annie)다.


편안하게 감은 두 눈과 고운 곡선이 마치 진짜 소녀 같이 느껴지는 '애니'에게 특별한 유래와 역사 있어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끈다.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Korea


최근 영국 BBC는 심폐소생술 실습용 인형인 '애니'의 유래에 대해서 소개했다.


애니의 역사는 19세기 후반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프랑스 센강에 어느 이름 모를 한 소녀의 시체가 떠올랐다.


소녀는 센 강물에 몸을 던져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됐다.


극단적 선택의 원인은 짝사랑의 실패로 추측됐다. 강에서 수습한 소녀의 얼굴은 신비로우면서도 아름다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를 보고 매료된 영안실의 병리학자는 이 소녀의 얼굴을 본 떠 데스마스크를 제작하게 됐다.


인사이트


인사이트sciencealert


이 소녀의 아름답고 평온한 미소를 띠고 있는 마스크는 금세 명성을 얻어 '센강의 모나리자'로 불렸고 많은 복제품이 제작돼 팔렸다.


피카소나 카뮈 같은 예술인의 작업실의 장식품으로도 이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한참 시간이 지난 뒤 이 이름 모를 소녀는 '애니'라는 이름을 가지고 많은 사람을 살리는 '심폐소생술' 실습용 인형으로 부활한다.


인사이트resuscitationjournal


오스트리아의 의학자 피터 사파(Peter Safar)는 지금의 심폐소생술법의 이론을 정립했다.


그전까지는 심폐소생술은 사람을 거꾸로 매달아 놓거나 드럼통이나 말 안장에 얹혀 흔드는 방법이 쓰이고 있었다.


하지만 피터 사파 박사가 '기도확보-인공호흡-흉부압박'이라는 심폐소생술의 이론적 형태를 적립했고 이를 토대로 발전해왔다.


티터 사파 박사는 이론 정립과 동시에 많은 사람에게 '심폐소생술'을 알린 교육법 역시 개발하게 된다.


그는 노르웨이 인형제작자인 아스문드 레어달과 함께 심폐소생술 교육용 인형을 만들기로 했다.


인사이트Laerdal


그때 바로 눈에 띈 게 레어달의 장인어른 집에 걸려 있던 '센강의 이름 없는 소녀'의 얼굴상이었다.


심폐소생술 교육을 할 때 인형이 실제 소녀와 닮은 얼굴을 하고 있다면 사람들이 인명구조절차를 배우는 데보다 더 동기를 부여할 수 있으리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또 위급한 상황이 닥쳤을 때 남성이 여성 환자에게 인공호흡을 꺼리는 경향이 있어 이를 예방하고자 소녀의 얼굴을 본떠 애니를 만들게 됐다고 전해진다.


결국 짝사랑을 이루지 못해 죽은 이름 모를 16세 소녀는 '애니'라는 새 이름을 얻고 이 세상에서 가장 많은 키스를 받은 소녀가 됐다.


그리고 그녀가 받은 키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심폐소생술'로 목숨을 건질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