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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2인자'라는 비판 속에서도 인정받는 노태우 업적 3가지

별세한 노태우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빛과 그림자'라는 평가를 동시에 받는다.

인사이트영화로도 다뤄졌던 범죄와의 전쟁 한 장면 / 영화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대한민국 제13대 대통령을 지낸 노태우 전 대통령이 별세했다.


1932년생, 올해 89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한 노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빛과 그림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군부독재를 끝내고 치러진 첫 국민 직선제 선거에서 당당히 정권을 이룩한 대통령이라는 긍정 평가와 전두환 신군부의 2인자로서 12·12 쿠데타의 주범이자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 폭력 진압의 주동자라는 부정 평가가 내려져왔다.


인사이트6.29 선언을 하는 노 전 대통령 / MBC


부정 평가 때문에 혹독한 비판을 받는 노 전 대통령이지만 "공과과를 구분해야 한다"는 이들은 그의 업적도 훌륭한 부분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먼저 1987년 6월 항쟁 당시 전국적으로 분출된 국민들의 민주화 요구를 수용해 유혈 충돌 없이 민간 정권으로 이양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결단이 1980년 광주에서 있었던 역사가 반복되지 않게 했다는 평가도 있다.


이어 '북방 외교'의 시작점이었다는 찬사도 받는다.


인사이트좌측은 노태우 전 대통령, 축은 옐친 러시아공화국 전 대통령 / 문화체육관광부 


재임 중 이뤄진 소련 해체기 당시 북방 외교를 펼쳐 러시아와 긍정적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해 한국 외교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가 있다.


공산권 국가와 관계를 맺는 것이었기에 반대 의견이 많았지만 기존의 틀을 깨는 인식의 변화를 통해 역사를 만들어냈다.


소련 해체 후 러시아 대통령으로 방한한 옐친 전 대통령은 대북 군사 지원을 삭감하고, 유류와 식량 지원도 거의 중단했다. 러시아와 한국 관계는 개선되고, 러시아와 북한 관계는 불편한 관계가 됐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도 자서전 '운명이다'에서 "북방 외교 자체는 좋은 정책이었다. 소련과의 수교도 의미가 큰 업적이었다"라고 평가한 바 있다.


노태우 정부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는, 대중에게도 깊이 각인된 것이다. 바로 '범죄와의 전쟁'이다.


인사이트


노 전 대통령은 직접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1990년 10월 13일, 청와대에서 '새 질서 새 생활 실천을 위한 국민과의 대화'에서 범죄와 폭력 소탕을 선언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 헌법이 보장하는 대통령의 모든 권한을 활용해 범죄를 뿌리뽑겠다고 했었다.


범죄와의 전쟁은 성공적으로 귀결됐다. 마약 사범, 조폭 수가 크게 줄었으며 밀수품 거래와 범죄가 많았던 연안 인근 항만 도시들의 치안이 개선됐다.


조폭, 인신매매 조직을 확실하게 소탕해 이탈리아, 일본, 중국에서 위세를 떨치는 마피아, 야쿠자, 삼합회 등과 같은 갱단의 활동을 원천적으로 막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화로도 다뤄졌던 범죄와의 전쟁 한 장면 / 영화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


당시 이룩된 치안은 지금까지 이어져 노약자, 여성, 아이들도 안심하고 길거리를 나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노 전 대통령을 극렬하게 반대하는 이들조차 범죄와의 전쟁만큼은 찬사를 보낼 정도다.


이 밖에도 노 전 대통령의 정책 가운데 호평받는 정책은 또 있다. 적극적인 신도시 개발을 통한 부동산 안정, 대규모 아파트 공급을 통한 국민 격차 해소, 인천공항 사업 시작, KTX 개발도 노 전 대통령이 시행한 정책이다.


인사이트인천공항 / 사진=인사이트


한편 노 전 대통령은 2000년대 들어 급격히 건강이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


2002년 전립선암 수술을 받았고 종종 천식 등으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2019년 10우러에는 서울대병원에 나흘간 입원하기도 했다.


2013년에는 동생과 재산 반환 소송까지 벌이면서 추징금 2,628억원을 모두 완납했다.


아들 재헌씨는 두 차례 광주를 찾아 5·18 민주묘지에 참배했다. 희생자 가족까지 만나 뵙고 거듭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