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 격월간 문학잡지 '릿터' 32호 출간

인사이트사진 제공 = 민음사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언어가 존재의 집이라면 오늘날 우리 존재는 밈이라는 집과 무관하지 않다.


어떤 사람은 그 집에 살고 있다. 살고 있지 않은 다른 사람도 그 집을 알고 있다. 밈은 깊숙이 이 시대의 언어로 자리잡는 중이다. 


이번 호 커버스토리 주제는 밈이다. 밈은 빠르고 복잡하다. 발화 시점에만 의미를 갖는 순간 유희인 동시에 오랜 고민이 축적된 고맥락의 표현이기도 하다. 맥락을 공유하는 이들의 결속을 강화하는가 하면 혐오와 차별적 인식을 확산시키는 도구로도 쓰인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밈들이 퍼져 나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의 면면을 좇는 대신 밈이 된 것들이 한바탕 휩쓸고 간 자리를 뒤적여 보기로 했다. 그곳에 남아 있는 것들로부터 밈을 둘러싼 다양한 맥락을 읽고자 했다.


개구리 '페페'는 어느새 밈을 상징하는 캐릭터가 되어 버렸다. 라제기 영화 전문 기자는 다큐멘터리 '밈 전쟁: 개구리 페페 구하기'를 통해 페페가 각종 정치적 밈으로 활용되면서부터 어떻게 원작의 캐릭터성과 멀어졌는지, 그 과정과 더불어 캐릭터를 지키려는 원작자의 분투를 살핀다.


페페가 걸어 온 길은 밈이 형성되고 확산되는 과정뿐만 아니라 밈의 상징성을 선점하려는 커뮤니티 논쟁, 저작물의 캐릭터성을 보존하려는 창작자의 노력 등 밈을 둘러싼 다층적인 문제들을 펼쳐 보인다.


강재신 연구자는 오랜 시간 동안 회자되어 온 국내 대표 밈들의 작동 방식을 분석한다. 김영철의 '4딸라', 곽철용의 '묻고 더블로 가', 나문희의 '문희는 포도가 먹고 싶은데' 등 인기리에 퍼져 나간 밈들의 활용 사례와 서사 구조를 통해 밈이 지닌 ‘공감’의 키워드를 살핀다. 


문화평론가 정지우는 밈이 개인주의의 시대에 청년 세대가 발견한 발화 형식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개인주의 시대에서 세대의 가치관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밈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이다. 


언론정보학 교수 김수아는 유머로 소비되는 밈이 사회적 편견과 차별적 인식을 손쉽게 강화하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짚어 주었고 대중문화평론가 이자연은 혐오 표현으로 특정되어 검열 수단처럼 활용되는 밈들의 진의에 의문을 제기하며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밈 검열이 언어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리뷰도 주목할 만하다. 미국 대학 영문학과의 이미 낡아 버린 권위, 전통을 무시하는 방향으로의 혁신, 그 가운데 종신 교수로 임명된 '김지윤'의 선택은 곧 이 시대의 고민에 대한 하나의 대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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