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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마시지 말라"는 말년 병장의 가혹행위에 32시간 버티다 몰래 '변기 물' 마셨던 군인

한 병장이 부대원들이 마음에 안 든다며 자신의 밑의 기수로는 물을 마시지 않도록 명령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병장 월급이 2만원도 안된 시절 선임의 가혹행위로 변기 물까지 마셨던 남성.


그는 전역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군인 시절 겪었던 군대 부조리가 아직도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직 생각해도 서러워서 눈물 나는 군대 부조리"라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당시 부대 내 고참이었던 한 병장이 부대원들이 마음에 안 든다며 후임병들에게 물을 마시지 않도록 명령했다고 설명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gettyimagesBank


A씨가 작성한 게시물에 따르면 당시 A씨는 자대 배치를 받은 지 일주일 정도 밖에 안 지난 신병이었다.


그는 그 시절 사회에서는 식중독이 이슈여서 여름에도 부대 내에 끓인 뜨거운 물이 나왔지만 병장은 그 조차도 못 마시게 했다.


32시간 동안 물을 못 마셨던 그는 배식에 나온 된장국을 감사하며 핥아먹을 정도였지만 가혹행위를 시킨 병장은 이러한 부조리를 "전시상황에 있을 극한 상황을 대비한 '훈련'이다"라고 포장했다.


A씨는 참다 참다 목이 너무 말라 세면장에서 세수하며 물을 마셨는데 그 모습을 병장에게 들켰다. 병장은 A씨의 오금을 발로 찼고 근처에 있던 A씨의 선임들을 화장실로 불러 뺨을 때렸다고 한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선임들에게 너무 미안해 부들부들 떨며 눈물을 흘렸지만 그 모습에 병장은 운다며 그의 정강이를 걷어찼고 목덜미를 내려쳤다.


잠자리에 들게 된 A씨는 이러한 상황들이 너무 서러웠지만 그것보다도 목이 더 말랐다. 참을 수 없어 세면대의 물을 마시러 화장실에 갔지만 그곳까지 병장은 따라 들어와 어쩔 수 없이 변기 칸으로 들어갔다.


변기 칸 안에 들어선 A씨의 눈에는 변기통 안의 물이 군침이 돌 정도로 맛있어 보였다.


그는 욕구에 못 이겨 변기통 뚜껑을 살살 열었다. 하지만 뚜껑은 "그르륵 그르륵" 큰 소리가 들렸고 그는 급하게 "흡! 하!" 신음 소리를 내며 소리를 감췄다.


인사이트A씨가 올린 변기 물탱크 / 온라인 커뮤니티


뚜껑이 열리자 물때란 물때가 다 낀 벽돌이 물탱크 안에 들어있었다. 그러나 A씨에겐 그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A씨는 뚜껑을 옆구리에 끼운 채 물을 들이마셨다. 큰 소리가 나면 안 돼 손으로 조심스럽게 마시던 그는 3~4번 마신 후 물탱크를 닫았고 변기 칸을 빠져나왔다.


그런데 변기 칸을 열자 불침번을 서고 있던 일병 선임이 나왔다. 선임은 경멸하는 눈빛으로 "설마 변기 물 마신 거냐?"라고 물었고 A씨는 자괴감에 그 앞에서 눈물을 보였다.


선임은 A씨를 측은하게 생각했는지 세면대에서 씻으라고 말하고 돌려보냈다.


잠자리에 다시 들어선 A씨는 수치심에 못 이겨 울음을 터트렸다. 그러나 수분이 부족해 눈물과 콧물조차도 얼마 나오질 않았다.


인사이트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자신이 변기물을 퍼먹은 건 평생 못 잊는다"라고 말하며 병장에 대해 이를 간 뒤 이야기를 끝맺었다. A씨의 글은 많은 군필 남성 누리꾼들의 공감을 일으켰다. 


글을 본 누리꾼들은 "04군번인데 일병 2호봉 때까지 물을 못 마셨고 면회도 못하게 했다", "선임X끼가 수통 물 다 훔쳐 먹어서 배수로에 흐르던 물 퍼먹은 거 생각나네", "나는 걸레 짠물 마셨었다 애X뒤X새X들 왜 그러나 몰라" 등 자신의 부조리 사연들을 읊었다.


한 누리꾼은 "나도 저쯤에 군대 갔다 왔는데 비슷한 경험 있었다"라며 "큰 물류창고 같은 데서 상하차 했는데 하루 종일 물 한 모금 못 마심. 그날 3명이 쓰러졌다는데 이후에도 물 안 주는 건 똑같았음"이라고 전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한편 탈영병 문제를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D.P.'에서 군내 폭력과 부조리를 재조명하며 모병제 이슈까지 등장했다. 


국방부 장관은 지금의 군 상황과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지만 최근 해군 일병이 병영 내 집단 따돌림으로 생을 마감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