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기념관
[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미군이 아프가니스탄 철수를 선언하자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권력을 장악하고 도시를 점령하기 시작했다.
미군 철수 후 탈레반이 다시 권력을 잡게 될 경우 참혹한 폭정과 인권 유린이 발생할 거란 우려가 현실이 되가고 있는 양상이다.
이 가운데 주한미군이 철수할 경우 우리도 북한에 의해 비슷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북한 방어에 주한미군의 역할이 절대적이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실제로 한반도에선 이미 '미군 부재'에 따른 참혹한 결과가 발생한 바 있다. 바로 6·25 한국전쟁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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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6월 25일 북한의 기습적 남침으로 시작된 한국전쟁은 '미군 철수'에 관한 스탈린과 김일성의 오판으로 시작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50년 1월 당시 미국의 국무부 장관 딘 애치슨은 태평양 지역의 공산화를 막기 위한 극동 방위선을 발표했다. '애치슨 라인'이라고 불린 지역방위선 안에 한반도와 대만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애치슨 라인이란 태평양 지역에 공산화된 중국이나 소련이 불법 침략 의지를 보인다면, 미국이 우선적으로 확보하고 양보하지 않겠단 전략적 중요거점을 표시한 방위선이다. 이는 '방위거점'의 의미를 지니며, 미군이 남한에서 철수했으나 한국과 대만을 보호하지 않겠단 의미가 아니었다.
그런데 김일성의 해석은 달랐다. 그는 애치슨 라인에 한반도가 포함되지 않은 것을 보고 북한이 전쟁을 일으켜도 미군이 참전하지 않을 것이라 '오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미군 철수와 직결된 애치슨 라인 선언은 북한의 남침을 촉발시킨 계기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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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당시 최대 32만 5천명까지 증가했던 국내 주둔 주한미군 병력은 지난 2006년 이후 2만 8500명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유사시엔 미국 본토에서 수십 배에 달하는 증원 병력이 한반도로 출격한다.
실제로 북한 김정은 정권과 탈레반 정권이 공포정치, 사상전, 게릴라 전술 등 다방면에서 유사점이 많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에 따라 미군 철수 이후 북한이 아프간 사태를 통해 한·미균열, 남·남갈등 획책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 외교 전문가는 "아프간 사태가 한미동맹과 한반도 안보정세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지난 15일 아프가니스탄 외교부 당국자는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반군 탈레반에 사실상 항복 수순을 밟음에 따라 우리 정부도 현지 대사관 잠정 폐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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