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30일(월)

8년간 뒷바라지하고 불륜 의심받은 '기러기 아빠'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미국에 있는 아내와 딸을 위해 8년 동안 뒷바라지를 해온 한 '기러기 아빠'에게 남은 것은 불륜을 저질렀다는 오해뿐이었다.

 

지난 5일 부산가정법원 가사2단독 김옥곤 판사는 미국으로 유학 간 딸과 아내를 8년간 뒷바라지 한 50대 '기러기 아빠'가 낸 이혼청구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부정행위 등 혼인을 파탄 낼 요인은 없었지만 장기간의 별거로 부부간 정서적 유대감이 상실돼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고 판단한 것이다.

 

시간을 거슬러 9년 전인 지난 2006년 2월, A씨는 13살이던 딸의 교육을 위해 딸과 자신보다 5살 연상인 아내를 미국으로 보냈다.

 

두 사람은 이후 8년간 한 번도 귀국하지 않았고, A씨가 단 2번 미국에 가서 딸과 아내를 만난 게 다였다.

 

A씨는 국내에서 태권도 도장을 운영하면서 가족들의 교육비와 생활비를 꾸준히 보냈지만, 사정은 갈수록 어려워졌다.

 

2009년 12월, 그는 아내에게 "경제적으로 힘들다. 친구들에게 돈 빌리는 문제로 우울하고 외롭다"는 이메일을 전송했다.

 

이후에도 아내에게 국내로 돌아올 것을 권유하거나 이혼을 요구하면서 경제적 사정과 건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렸다.

 

A씨의 아내는 2012년 3월, 8천만 원을 받는 조건으로 이혼요구에 동의한다는 이메일 답장을 보냈고, A씨는 아내에게 5천만 원을 부쳤지만 그녀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부산가정법원 가사2단독 김옥곤 판사는 "장기간 별거와 의사소통 부족 등으로 부부간 정서적 유대감이 상실돼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면서 "남편을 충분히 배려하지 않고 장기간 귀국하지 않은 아내에게도 혼인 파탄의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A씨 아내는 남편이 다른 여성과 부정한 행위를 하고 있어 이혼을 요구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