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6일(월)

화재 현장서 먼저 세상 떠난 선배 증명사진 항상 지갑에 품고 다니는 한 소방관의 사연

인사이트YouTube 'KBS HUMAN: 뭉클티비'


[인사이트] 유진선 기자 = 화재 현장에서 세상을 떠난 선배의 증명사진을 항상 품고 다니는 소방관.


16년이란 세월이 흘러 빛이 다 바랬지만, 선배의 사진은 여전히 그의 지갑 한켠을 차지하고 있다.


그가 항상 선배의 사진을 가지고 다니는 이유는 무엇일까.


20년 넘게 현장에서 근무한 베테랑 소방관인 이성촌 씨의 사연은 지난 2017년 2월 KBS '인간극장'을 통해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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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YouTube 'KBS HUMAN: 뭉클티비'


이날도 화재 현장에 다녀온 이성촌 씨는 침대에 걸터앉아 지갑에 들어 있는 사진 한 장을 꺼냈다.


사진 속 인물은 고 장석찬 대원. 2001년 서울 홍제동 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로 순직한 여섯 명의 소방관 중 한 사람이다.


이성촌 씨는 사진을 어루만지며 고 장석찬 대원과의 인연을 되짚었다. 고 장석찬 대원은 이성촌 씨의 군대 선배이자 소방관 선배였다.


이씨보다 3개월 먼저 소방관이 된 고인은 이씨를 살뜰히 챙겼다. 고인은 화재를 진압하다 입은 부상으로 입원한 이씨의 병수발을 들어 주기도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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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YouTube 'KBS HUMAN: 뭉클티비'


이씨는 "제가 (불 끄다가 화상을 입어)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이 형이 대소변을 다 받아줬다"고 말했다. 이어 "가수 윤수일 닮았다고 매일 자랑하고 그랬었는데"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고인은 생전 소방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이 엄청났다고 했다.


이성촌 씨는 "주황색 제복이 당시만 해도 한 벌이었는데, 화재 출동 다녀오면 더러워지는데도 다른 옷을 안 입고 제복을 다리미로 말려서 또 입고 그랬다"며 "그만큼 주황색 제복에 엄청나게 자부심을 가졌던 사람"이라고 회상했다.


그래서 이씨는 고인과 함께 출근한다는 생각으로 그의 사진을 지갑에 넣고 다니고 있다. 


인사이트YouTube 'KBS HUMAN: 뭉클티비'


이씨는 "그런 걸 (형이) 알 수는 없겠지만 그냥 그렇게 느끼게 해 주고 싶어서 사진을 가지고 다닌다"고 설명했다.


한편 홍제동 화재 사고는 지난달 4일로 20주기를 맞았다. 당시 사고 현장에는 소방대원 46명과 소방차 20대가 출동했으나 골목을 가로막은 차들로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상태였다.


이에 소방관들 소방호스를 들고 현장으로 달려가 약 5분 만에 불길을 잡고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하지만 "안에 아들이 있다"는 한 시민의 말에 소방관들은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갔고 몇 분 후 건물이 무너지며 소방관 여섯 명이 순직했다.


YouTube 'KBS HUMAN: 뭉클티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