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진 21살 여성이 성폭행을 당했다. 그녀는 스스로 자신의 몸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린다.
지난 1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21살 제 몸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조언 부탁드려요"라는 제목으로 21살 여성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에서 A씨는 지인들과 술을 마시는 도중 한 남성과 단둘이 남았을 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그녀는 끊임없이 하지 말라고 외쳤으나 상대방은 "너도 좋잖아"라며 계속해서 성폭행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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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저의 첫경험이, 제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과 할 거라고 다짐했는데... 이렇게 될 줄 몰랐습니다"라며 "그 순간은 정말 제가 너무 무력하고 아무것도 할 수가 없고, 이게 꿈인가 싶어서 눈도 못 떴어요"라고 했다.
다음날 내과를 찾아 사후피임약을 처방받았다는 그녀는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PTSD)과 우울증을 겪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A씨는 "엄마한테 너무 미안하고, 내가 내 몸을 지키지 못했다는 사실이 너무 충격스럽고 무섭습니다"라며 "신고는 무섭고, 그 사람의 얼굴을 다시 보는 것조차 싫고, 엄마한테 말하기도 싫다"라며 심정을 토로했다.
"언제쯤 잊을 수 있을까요?"라는 그녀의 물음에 누리꾼들은 "자책하지 말라"며 "경찰서에 신고해라", "심리상담을 받아보는 게 좋다" 등의 조언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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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스웨덴의 안나 묄러 박사가 스톡홀럼 강간위기센터 방문자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성폭행 피해자의 70%가 '긴장성 부동 상태'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긴장성 부동 상태'란 우리가 흔히 '머릿속이 하얘졌다', '얼어붙었다'고 표현하는 경우다.
A씨처럼 극도의 공포감의 휩싸인 경우 별다른 저항을 하지 못하는 상태를 일컫는다.
'긴장성 부동 상태'는 개인의 의지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피할 수 없는 위험 상황에 놓였을 때 뇌가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일시적으로 온몸을 마비시키는 상태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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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성 부동 상태'를 경험한 성폭행 피해자들에게는 극심한 트라우마가 남는다.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아무 저항도 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휩싸인다. A씨와 같은 현상이다.
밀러 박사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긴장성 부동 상태를 겪은 사람일수록 극심한 PTSD에 시달려다. 이들이 PTSD에 걸릴 확률은 다른 사람들보다 2.75배 더 높았다.
A씨처럼 성폭행당한 후 극심한 트라우마와 우울증 등에 시달린다면 정신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피해 사실을 알리기 두렵거나 자책감에 고통받고 있다면 여성긴급전화(1366) 또는 정신 건강 상담 전화(1577-0199) 등을 통해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