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 15℃ 서울
  • 15 15℃ 인천
  • 13 13℃ 춘천
  • 10 10℃ 강릉
  • 15 15℃ 수원
  • 17 17℃ 청주
  • 17 17℃ 대전
  • 13 13℃ 전주
  • 17 17℃ 광주
  • 16 16℃ 대구
  • 15 15℃ 부산
  • 16 16℃ 제주

복지천국으로 알려진 북유럽 살았던 한국인이 경험한 '상상불가' 빈부격차

"북유럽 서민들은 기대수준 자체가 한국과 다릅니다. 일단 저축, 자가주택, 자식교육 등을 생각하는 것 자체가 서민이 아닙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북유럽 서민들은 기대수준 자체가 한국과 다릅니다. 일단 저축, 자가주택, 자식교육 등을 생각하는 것 자체가 서민이 아닙니다"


유튜브 채널 '사피엔스 스튜디오'에서 지난 2018년 방송된 tvN '어쩌다 어른'의 132회 에피소드 일부를 공개한 영상에 달린 댓글이다.


해당 영상에서 김경일 인지심리학자는 북유럽 행복지수가 높은 이유를 들며, 행복해지려면 나를 행복하게 하는 '작은' 리스트가 많아야 한다는 것을 꼽았다.


우리의 위시 리스트 1위가 소위 말하는 '건물주'인 것을 예시로 들며 행복을 위해서는 '소확행'이 필요하다고 설명한 것이다.


해당 영상 하단에는, 덴마크로 이민 가 오랜 시간 스위스와 스웨덴 등에서 산 누리꾼 A씨가 북유럽에서 살면서 피부로 느낀 점을 댓글로 남겼다. 


인사이트YouTube '사피엔스 스튜디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댓글에서 A씨는 "어렸을 적 덴마크로 이민가 대학교를 스위스에서 나오고 스웨덴에서 살았다가 서른 중반에 한국 사람과 결혼해 다시 한국에 돌아와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직접 거기서 오래 살면서 느낀 점은 확실히 북유럽의 전반적인 행복도가 높은듯합니다. 그리고 그 핵심은 양극화라고 봅니다"라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그는 수 세기 동안 귀족과 평민이 나뉘는 현상이 고착화돼 서민들은 상류층을 마주칠 일도 없고 어떻게 사는지 보지도 못해 상대적 박탈감이 적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A씨는 " 한국의 경우 아직 그리 빈부격차가 심화되지 않아서 다 같이 섞여살지요. 서민이 부자들이 사는 모습을 다 보고 살기에 박탈감을 심하게 느끼는 것이라 봅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금수저, 흙수저 이야기는 진짜 북유럽 국가들의 이야기라며, 그곳은 태어나면 그냥 계급이 정해진다고 전했다.


인사이트YouTube '


북유럽 서민의 생활에 대한 기대 수준이 한국과 다르다고도 했다.


A씨는 "저축, 자가주택, 자식 교육 등을 생각하는 것 자체가 서민이 아닙니다. 한국 사람들은 누구나 중형차 한 대씩 있고, 내 집 마련은 해야 되는데 못하니까 문제라고 생각하고, 자식 교육을 더 시켜야 되는데 비용이 부담된다고 생각을 하는데, 이건 사실 북유럽 입장에서 서민이 하는 고민이 아니라는 거죠. 여기 서민들이라고 그냥 검소해서 검소하게 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그럴 돈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집에서 많이 머물러 있게 되는 것이고요"라고 설명했다.


또 하나 특징적인 것은 북유럽 국가는 분수를 넘는 것을 경계하는 문화가 있다는 귀띔이었다.


A씨는 북유럽 쪽은 뭔가 더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행동을 '인생을 즐길 줄 모르는 어리석은 인간'이라 치부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건 몇 대에 거쳐 심어진 사상 같다고 느낀점을 말하기도 했다.


소수 기득권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체계를 유지하기 쉽게 이 같은 사상을 주입한 것 같다는 의견이었다. 


"어떻게 보면 패배주의 같은 거죠. 감히 자기가 태어난 신분을 넘지 못하고 그냥 거기에 머물러 사는 것을 아름다운 양 만드는 것...그런데 모든 것이 장단점이 있는 게 이렇게 하니까 전반적으로 사람들이 여유가 있고 행복도는 높은 것 같아요. 늘 더 나아져야 한다는 스트레스에 시달리지 않고, 그냥 주위를 둘러봐도 다 자기같이 사니까요"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한국인들은 (북유럽인들이) 다들 잘 산다고 오해하는데, 물질적으로 누리는 것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한국이 풍족하다고 했다.


한국의 이야기를 스웨덴 직장동료들에게 했을 때 잘 믿지 못할 정도였다고. 그는 결국 '기대수준'의 차이가 행복을 만든다며, 한국이 헬조선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그는 한국이 서민이 살기 유리하다는 경험적 증언이 담긴 대댓글까지 남겼다. 이 같은 내용의 댓글은 600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았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져나가며 "의외다"라는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누리꾼들은 "해외 오래 살았는데 공감한다. 겉보기만 좋아 보이지", "사실 계층 이동 사다리 자체가 끊겨서 다른 의미로 포기에 가까운 행복인 듯", "의외로 서구 계급사회 모르는 사람 많더라", "우리나라 보면 요즘 북유럽 정책이랑 닮아가는 듯", "계층 사다리 잘리고 그냥 부족하고 가난한 채로 행복하단 거네", "반전이네, 의외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20일 유엔 산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세계 행복의 날을 맞아 공개한 '2021 세계 행복보고서'(2021 World Happiness Report)에 따르면 지난해 행복도 1위는 7.889점을 받은 핀란드였다.


이어 아이슬란드(7.575점), 덴마크(7.515점), 스위스(7.508점), 네덜란드(7.504점)등의 순으로 뒤따랐다. 한국은 행복지수 5.793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