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KBS '좀비탐정'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시켰던 식당 중에 음식 메뉴 최악이네요"
말이란 '아' 다르고 '어' 다른 것이다. 같은 불만 사항이라도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 말할 수도 있고, 상대방의 기분을 최대한 상하게끔 할 수도 있다.
한 식당에서 고기 등 음식을 주문했던 소비자 A씨는 배민 리뷰에 이런 글을 남겼다.
"너무너무너무 XXXX 고기가 너무너무 뻑뻑하고 배달은 안심번호 풀었는데 왜 전화하고, 요청사항에 적어놨잖아요. 주소도 똑바로 X 적었는데 그것도 못 보고 지멋대로 배달하나 보네. 시켰던 식당 중에 음식 메뉴 최악이네요"
음식이 맛이 없거나 배달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는 있지만 A씨의 글을 심히 격앙돼 보였다. '지멋대로'라는 상대를 하대하는 표현도 담겼다.
배달의 민족
보통은 '죄송하다'하고 넘어가지만, 식당 사장 B씨는 쓰린 속을 굳이 감추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대응했다.
B씨는 "고객님. 글은 그 사람의 인격입니다"라며 "요청사항에 문 앞에 두고 문자 달라고 하신 것 확인했습니다. 주문하신 곳이 저의 가게 바로 옆이라 제가 배달을 갔습니다"라고 서두를 시작했다.
사장 B씨에 따르면, 배달 간 A씨 집 입구가 여러 개였고, 입구마다 호수가 적혀 있지 않아 A씨에게 전화를 했으나 받지 않아 호수를 전부 확인해 배달했다.
또한 몇 호인지 잘못 확인할 경우 100% 컴플레인이 들어오기에 더 꼼꼼히 확인하기 위해 (전화는) 해야 하는 필수 절차였다고 설명했다.
"이게 제가 전화드린 이유이며, 이 전화 한 통으로 고객님께 글도 못 읽냐는 말을 들어야 합니까?"
B씨는 이렇게 말하며 A씨가 그간 작성했던 리뷰를 봤다며 공개했다.
배달 / gettyimagesBank
A씨가 그간 남긴 배달 음식 리뷰는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다.
"배달원들은 글도 못X읽어요?", "못 X먹는 것도 아니고", "배달원은 서비스 정신이 없어가지고", "요청사항 X적혀있는데도 무시하고"
사장 B씨는 익명성이 보장되는 비대면 온라인 주문이라고 리뷰를 무기로 사용하며 인격 무시하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적는 건 잘못된 행동이라고 일침 했다.
그는 "고객님 입맛에 맞지 않는 음식에 대한 평은 고객님 자유입니다. 이건 식당을 하는 사람이라면 감내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온라인상이라고 인격을 무시하는 말들을 아무렇지 않게 쓰고 계시는 고객님을 보니 참 안타깝습니다"라고 전했다.
해당 글과 A씨의 인격에 대한 판단은 고객들에게 맡기겠다고 하며 그는 댓글을 마무리했다.
배달 / gettyimagesBank
수많은 누리꾼들은 사장의 편에 서서 그를 옹호했다. 음식이나 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표시할 수는 있어도, A씨처럼 무례하게 구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사장님 우리 교수님 보다 똑똑한 듯. 저렇게 글을 잘 쓸 수가", "핵사이다 답글이네", "저 정도면 A 악플러 아니냐", "A씨가 남긴 리뷰들 인격말살 수준..", "저런 식으로 리뷰 남기면 행복할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
비대면 배달 서비스 이용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그에 따라 소비자들의 갑질을 호소하는 자영업자와 배달원들도 늘고 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 일반노동조합은 식당이나 배달기사들이 인간 이하의 부당 대우를 받을 때가 있다고 꾸준히 피력하고 있다.
사장 B씨의 말처럼 사람이 하는 일에는 실수가 따르는 법이다.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돈을 낸 소비자 입장에서 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권리이겠지만, 적어도 상대의 인격을 존중하는 어투를 사용하는 상식적인 태도가 필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