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창업주 故 유일한 박사 / 유한양행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최근 집에 1억 원이 넘는 고가 미술품을 수십 개 가지고 있는 회장님이 국민이라면 모두가 내는 6,170원인 주민세까지 체납한 사실이 알려졌다.
하지만 집에는 가사 도우미가 있었고 가족들은 수입차를 리스해서 초호화 생활을 했다.
"기업으로 해서 아무리 큰 부를 축적했다 할지라도 죽음에 임박한, 하얀 시트에 누운 자의 손에는 한 푼의 돈도 쥐어져 있지 아니하는 법이다"
오늘(11일) 영면 50주기를 맞이한 유한양행의 창업주 고(故) 유일한 박사의 이 한마디가 더욱 떠오를 수밖에 없다.
유한양행 창업주 故 유일한 박사 / 유한양행
유일한 박사는 가장 모범적인 기업인 중 한 명으로 기억되는 인물이다.
1967년 기업들의 탈세 정황이 드러나면서 유한양행도 정부의 세무조사를 받았으나 한 번의 착오도 없이 성실이 세금을 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968년에는 모범 납세 우량기업으로 선정돼 기업 최초로 동탑 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모범적인 기업인으로 남은 그는 지금으로부터 50년 전인 1971년 세상을 떠났다. 그가 떠나기 전 남긴 유언은 다음과 같다.
유한양행 / 사진=인사이트
1. 손녀 유일링에게는 대학 졸업 시까지 학자금 1만 달러를 준다.
2. 딸 유재라에게는 유한공고 안의 묘소와 주변 땅 5,000평을 물려준다. 그 땅을 유한동산으로 꾸미되 결코 울타리를 치지 말고 유한중공업고교 학생들이 마음대로 드나들게 하여 어린 학생들의 티 없이 맑은 정신에 깃든 젊은 의지를 지하에서나마 더불어 느끼게 해달라.
3. 내 소유주식 14만 941주는 전부 '한국 사회 및 교육원조신탁 기금'에 기증한다.
4. 아들 유일선은 대학까지 졸업시켰으니 앞으로 자립해서 살아가거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당시 7살이었던 손녀 유일링에게 남긴 학자금 1만 달러는 당시 기준으로 340만 원 정도다. 상속한 5,000평의 땅은 그나마 '유한동산'으로 꾸미라고 했고 아들에게는 알아서 살라고 했다.
자신이 세운 기업을 자식에게 물려주는 건 창업자에게 있어 최선의 방법일 텐데도 유일한 박사는 달랐다. 2세에게 물려주는 관행을 거부했다.
유일한 박사가 자식들에게 기업을 물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존경받는 것은 아닐 듯하다.
사업가가 하나의 거짓 없이 깨끗하게 돈을 벌었고 힘든 과정을 통해 번 돈보다 사람의 가치를 더욱 우선시했기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