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인사이트] 조세진 기자 = "못생긴 건 어쩌면 잘못일까? 그렇다면 나는 죄인이다"
중학교 2학년, 못생겼다는 이유로 온갖 욕설이 적힌 책상에서 욕설이 적힌 교과서로 공부를 하던 여학생이 있다.
이 여학생은 이를 악물고 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는 많은 이들의 꿈의 대학인 연세대학교에 입학했다.
대학에 들어가며 과거를 잊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거라 기대했다. 못생긴 얼굴에서 벗어나려고 성형도 화장도 했지만 여전히 변한 것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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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vN '여신강림'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과거 '연세대학교 대나무숲'에 올라온 한 여대생 A씨의 사연을 담은 장문의 글이 재조명됐다.
사연에 따르면 A씨는 15살 같은 반 남자아이들에게 '핵토(토가 나올 정도로 극도로 혐오스럽다)'라는 별명과 함께 따돌림을 당했다.
그는 오직 못생겼다는 이유 때문에 욕설이 적힌 교과서로 공부를 해야 했고, 지나가다 부딪치기라도 하면 "역겹다"라며 갖은 욕설을 들어야 했다.
그때 A씨는 "나는 정말 토가 나올 정도로 못생겼구나"라는 인식을 뼈저리게 느끼게 됐다.
이후 자신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한 장도 남기지 못할 만큼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그에게 책은 유일한 도피처였다. 그저 공부만이 살길이었던 A씨는 이를 악물고 공부해 연세대학교에 입학했다.
대학에 들어가 달라진 모습을 기대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진 않았다. 조금 더 나아 보일까 성형을 하고 화장도 했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
고등학교 때만 해도 '못생긴 건 잘못이 아니다'라는 막연한 신념을 갖고 있었지만 예쁜 신입생만을 환영하는 선배들 사이에서 떨떠름한 대우를 받으며 생각이 바뀌었다.
열심히 공부하며 대외 활동도 참여했지만 어느 날 주위에 있는 남자가 갑자기 외모를 비하하는 말을 하면 모든 게 와르르 무너지는 것 같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vN '치즈인더트랩'
A씨는 "'못생긴 건 어쩌면 잘못일까'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라며 "그래도 내게 거부감을 드러내지 않아 다행이다"라고 하소연했다.
15살 이후로 지금까지 '툭' 건드리기만 해도 우수수 무너져버리는 '모래성' 같았다는 A씨.
A씨는 중학교 때 자신을 '핵토'라 부르며 괴롭혔던 아이들의 이름 석 자를 하나하나 기억한다. SNS에 들어가 그들의 이름을 치는 것도 익숙하다.
아직까지도 극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A씨는 이 같은 말을 남기며 글을 마쳤다.
"못생긴 건 잘못일까? 그렇다면 나는 죄인이다. 사형에 처해질 거야. 그리고 나는 또 한 번 죄인이다. 사랑하는 나의 부모님께. 엄마 아빠,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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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폭력이 이슈의 중심에 선 요즘, 그의 글은 피해자가 겪는 고통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며 많은 이들의 공감과 위로를 이끌고 있다.
"나도 비슷한 일 겪어봐서 안다", "지금은 부디 행복했으면 좋겠다", "저분 친구가 되어 사랑해 주고 싶다" 등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학교 폭력을 경험한 학생들은 매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2015년 4.6%였던 학폭 피해 학생 비율은 2016년 6.4%, 2017년 6.5%로 늘었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학폭 피해 경험이 있는 학생들은 뇌 부위에 변화가 나탔고, 심각한 우울감과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