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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맨이 두고 간 '택배 산더미' 보고 아내에게 분노했던 남편이 박스 뜯고 오열한 이유

문 앞에 쌓인 택배를 본 남편은 짜증이 밀려왔지만, 택배를 뜯어볼수록 서글픈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JTBC '네 이웃의 아내'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문 앞에 쌓인 택배를 본 남편은 짜증이 밀려왔지만, 택배를 뜯어볼수록 서글픈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하루 종일 아내가 주문한 택배가 오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재조명됐다.


자신이 30대 가장이라고 밝힌 남성 A씨는 가진 것 없이 결혼해 원룸에서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모아둔 것 없이 갑자기 생긴 아이에 아내는 권고사직을 당했고, 1년 후 일을 하기로 했지만 아이가 아파 그러지 못했다.


졸지에 외벌이 신세가 된 A씨는 계속 늘어나는 빚에 아내까지 몸이 좋지 않아져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인사이트쿠팡


그러다 한 날, 휴가가 생긴 김에 자신이 아이를 보고 아내를 병원에 보낸 A씨는 하루 종일 쿠팡 등 택배가 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A씨는 "정말 택배가 하루 종일 오더라. 쓰레기 버리러 나가려니 문이 안 열릴 정도로 택배가 쌓여있는 걸 보고 좀 기가 질려있었다"라고 말했다.


A씨는 정리를 할 겸 택배 박스를 까다가 깜짝 놀랐다. 아내가 주문한 택배 상자 속 물건은 죄다 생수, 쌀, 샴푸, 물티슈 등 생필품에 아이 물건과 비염이 심한 A씨를 위한 약초뿐이었던 것이다.


"아내는 맘 카페 핫딜방에서 하루 종일 삽니다. 한 푼이라도 아껴사려고 애를 쓰고 가끔은 밤도 새웁니다. 저게 뭐 하는 짓인가 싶을 때도 많았는데 오늘 택배를 까보니 숨이 턱 막힙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삶을 유지하는데 이렇게 많은 것들이 필요하구나. 정작 아내가 원하는 건 단 하나도 없었을 텐데 아내는 이 많은 택배들을 받고 정리하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vN '아는 와이프'


아내가 돌아오자 A씨는 가끔 옷도 사고 기분전환도 하라고 했지만, 아내는 '입고 나갈 데가 없다'라며 필요 없다고만 한다며 "아이 옷 제 옷은 계절마다 사는 것 같은데 아내 옷은 언제 마지막으로 샀는지 모르겠습니다. 전 못난 남편입니다"라고 말했다.


고왔던 아내가 못난 남자를 만나 고생하고 사는 것 같아 씁쓸하다는 A씨 글에 많은 이들은 감동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들은 "보통 택배 쌓이면 잔소리만 하지, 아내 것이 없다고 신경 쓰는 사람은 거의 없다. 마음이 예쁘다", "아이 키우면 택배 어쩔 수 없다. 아내에게 매일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해주면 옷 사주는 것보다 더 좋을 거다", "괜히 내가 울컥했다", "이런 남편이면 가난해도 행복하지", "슬프다. 행복했으면 좋겠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해당 글이 작성된 지난 2019년 기준 이혼 건수는 11만 800건으로 전년대비 2.0% 증가했다.


정말 사랑해서 한 결혼도 성격차이 등 다양한 이유로 파국을 맞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 A씨 부부처럼 서로를 생각하고 위하는 마음이 있다면 위기를 극복하기 쉬울 것이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SBS '딴따라'